[i-Pol 4.13] 참여의원 4인의 변 : '무소속 정몽준 의원'

국회의원을 시작하면서 "정치를 한다는 생각보다는 공직(public service)을
하는 마음으로 하겠다"는 얘기를 했다.

국회의원 대한축구협회회장 국제축구협회(FIFA)부회장등 많은 직책을 맡지만
공직이라는 점에서 마찬가지라 생각한다. 흔히 정치는 세력을 형성하는 과정이라 말한다.

바꾸어 말하면 "세력싸움", 나쁘게 말하면 "패싸움"이다.

그러나 정치는 숫자가 많은 것으로 되는 것은 아니다. 세상은 소수의 현명하고 정의로운 사람이 다수의 역할을 할 수 있다.

무소속으로 9년간 의정활동을 했는데 무소속이기 때문에 오히려 중요한
국익이 걸린 문제, 예컨데 OECD가입 한일어업협정체결 동티모르파병 등
민감한 현안에 당리당략이나 행정편의주의에 빠지지 않고 일관된 원칙으로
국가이익을 우선 고려해 입장을 개진할 수 있었다.

우리나라 정당은 개방적이지 않고 배타적이며 국익보다는 당리당략에 의해
움직인다. 정치권력이 너무 집중돼 있는데 경제용어로 말하자면 일종의 독과점 산업
이다.

정당 창당은 말할 것도 없고 신인들의 정계진입의 벽은 두텁다.

정치시장이 독과점 체제가 되면 유권자들로서는 선택의 폭이 좁아질 것이다. 우리나라 정당정치 구조속에 무소속으로 있다보니 어려운 점도 많다.

본회의가 교섭단체간 협의로 개의시간이 달라지는 경우가 많아 회의참석에도
어려움이 많다.

또 언론의 보도가 기존 정당활동이나 선거를 중심으로 이뤄지기에 무소속의
원내활동이 활발하지 않은 것으로 비쳐지기도 한다.

국회의원은 "국가이익을 우선으로 하여 국회의원의 직무를 양심에 따라
성실히 수행할 것"을 국민앞에 선서한다. 이 말의 의미를 되새겨야 할 것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3월 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