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면톱] 한-미/일/EU '통상마찰 재연'..수입규제 99건 달해

미국 일본 EU(유럽연합) 등 주요 교역 상대국과의 통상마찰이 다시 심화
되고 있다.

덤핑 판정 등으로 각국의 수입규제에 걸려 있는 건수가 99건으로 사상
최다인데다 유럽과 미국은 조선 자동차 부문에서 잇따라 통상압력을 가해
오고 있다. 이에 따라 통상마찰 대응이 우리 경제팀의 새로운 이슈로 부각되면서
가뜩이나 어려운 무역수지 관리에도 짐이 되고 있다.

7일 산업자원부와 외교통상부에 따르면 세계 각국으로부터 한국 수출품이
덤핑 등으로 제소된 사례가 97년 18건에서 98년 21건, 99년 42건으로 늘었다.

올들어서도 2월말 현재 이미 5건이 새로 제소됐다. 제소 품목은 철강 전기전자 석유화학 등 주력 수출품이 대부분이다.

특히 조선업종의 경우 EU와 일본이 공동으로 정부보조금 지원에 따른 덤핑
수주를 문제삼고 있다.

불공정 무역관행을 꼬투리잡아 시장개방 확대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드세지고
있다. 주한 EU 상공회의소는 최근 펴낸 "통상 이슈" 보고서를 통해 자동차 조선
화장품 제약 등 14개 분야의 불공정 무역장벽을 문제 삼았다.

미 무역대표부도 의회에 낸 보고서에서 자동차 철강 등의 산업분야에서
여전히 무역장벽이 존재하고 정부지원이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따라 미국은 이달말 발표하는 국가별 무역정책 평가보고서(NTE)를 통해
자동차 등을 중심으로 무역장벽 해소를 강하게 요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미 상무부는 이날 한국과 일본 대만산 스테인리스강관 이음쇠에 대해 지속적
으로 반덤핑관세를 부과키로 결정, 이런 기류를 반영했다.

통상전문가들은 세계무역기구(WTO) 뉴라운드 출범이 늦어지면서 선진국이나
개도국 할 것 없이 한국 상품에 대한 수입규제를 강화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늘어나는 수입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와 수출기업들이 변호사 비용
등으로 부담해야 할 돈이 올 한해만 해도 1백억원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김효성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이날 EU 상공회의소 자료에 대한 기자
회견에서 "외국기업의 한국기업 인수에 대해 기업과 노조는 물론 정부도
반대하고 있다고 지적한 것은 사실과 다르며 동등기회를 주고 있다"고 반박
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3월 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