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8일자) 남북경협사업의 새로운 모델

남북한이 합작생산한 담배가 남북한에서 동시에 판매된다고 한다.

한국담배인삼공사는 북한의 광명성총회사와 합작으로 평양에 연간생산규모
20억개비(1억갑)의 담배제조공장을 지난 2일 완공했으며 여기서 생산된
담배를 오는 12일부터 시판키로 했다고 밝혔다. 공동브랜드인 "한마음" 담배의 합작사업은 양측이 지난 98년부터 꾸준한
접촉을 가져 성사된 것으로 담배인삼공사가 권련기 포장기등 총 45대의
기계설비를 제공하고, 북한이 건물과 전력 및 수도시설 등 간접시설을
제공했다고 한다.

그동안 북한의 잎담배를 들여와 우리 담배원료로 일부 사용하고 있었으나
공동으로 공장을 세워 같은 상표의 제품을 남북에서 동시 판매하는 것은
처음이다.

또 그동안의 남북경협사업 전체를 놓고 보더라도 한국기업들이 북한에서
임가공으로 제품을 생산해 반입한 사례는 많았지만 남북한이 공동브랜드로
공동생산 공동판매한 사례가 없었음을 감안할 때 이번 담배합작사업은 남북
경협의 새로운 모델을 창출했을 뿐만 아니라 경협사업을 한 차원 높이는
계기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받을만 하다. 특히 이번 담배합작사업의 확대로 앞으로 완제품 및 잎담배수송을 위해
인천과 남포항간의 물동량이 연간 1천4백여개의 컨테이너 분량으로 늘어
난다는 점을 감안할 때 남북경협의 활성화에도 큰 기여를 할 것이란 기대를
갖게 한다.

한편 남북한 주민들이 같은 상표의 담배를 피우게 된다는 것은 남북경협의
경제적 효과이외에 민족적 동질감 회복에도 다소나마 도움이 되리라고
믿는다.

"한마음"이라는 공동 브랜드의 의미도 작지않다는 말이다. 모든 일이 그렇듯이 역사적인 사건들도 대개는 사소한 일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번 담배합작을 계기로 남북경협사업의 여타부문까지 공동생산 공동판매의
형태가 늘어난다면 분명 남북경협 활성화는 물론이고, 남북상호간의 이질감을
해소하는데 상당한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한다.

물론 이제 시작에 불과한 만큼 지나친 낙관은 금물이다. 지금으로서는 별다른 애로가 없어 보이지만 언제 어떤 문제가 불거질지
모르는게 남북협력사업이다.

따라서 새로운 형태의 합작사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성급한 기대보다
상호이익에 기초해 신중한 운영이 필요하다.

담배인삼공사 역시 일방적 지원의 시각에서 벗어나 원가절감은 물론 품질
관리에 힘써 국제경쟁력을 갖춘 담배공장으로 육성한다는데 역점을 두고
협력사업을 펼쳐나가야 한다. 사업이 본궤도에 올라 세계시장에 수출까지 할수 있게 된다면 남북협력사업
의 성공사례로 평가받을 것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3월 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