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면톱] '인터넷 뱅크' 설립 논란 .. 정부-업계

금융회사들이 인터넷 뱅킹을 강화하고 인터넷은행을 설립하려는 업계의
움직임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지만 관련 제도정비는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최근 동양종금과 하나로통신이 합작해 세우기로 한 인터넷은행을 정부가
허용하지 않을 뜻을 밝혀 논란을 빚고 있다.

재정경제부와 금융감독원은 8일 동양종금과 하나로통신이 계획하고 있는
인터넷은행도 보통 은행과 마찬가지로 1천억원의 최소자본금을 갖는 등
설립요건을 갖추고 인.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재경부 관계자는 "은행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는 현재 상황에서 인터넷
은행이 생기는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해 사실상 인터넷은행 설립을 불허할
방침임을 시사했다.

금감원 관계자도 "은행업 인허가를 받지 않으면 은행이나 뱅크들의 용어를
회사명으로 사용할 수 없다"며 "관련 법과 규정을 고치지 않는한 순수한
인터넷은행의 출현은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4%로 제한돼 있는 시중은행 지분 보유한도와 금융거래 실명에
관한 법률도 인터넷은행 설립을 제약하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대해 전문가들은 인터넷은행은 기존 은행과 비교해 필요한 시설 등
여러 측면에서 다르기 때문에 차별화된 인허가 기준 적용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금감원도 인터넷은행 등장에 대비해 감독 담당부서와 감독범위를 규정
하는 작업에 서둘러 착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금융연구원의 권재중 박사는 "영국의 경우 위탁매매나 지급결제 등 업무
성격별로 은행 인허가 기준을 만들고 적용해 인터넷금융을 활성화하고 있다"
며 "일률적인 기준을 적용하고 있는 국내 제도를 재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 박사는 "인터넷 확산으로 다양한 인터넷 금융회사들이 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차별화된 기준을 시급히 만들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3월 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