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화요일' 결과] 고어-부시 인물대결 각축..대선 방향

2000년 미국 대통령 선거전은 ''슈퍼 화요일''의 종료와 함께 공화당의 조지
부시 텍사스 주지사와 민주당의 앨 고어 부통령간의 대결로 압축됐다.

고어 부통령은 7일 뉴욕 캘리포니아 등 16개 주에서 치러진 예비선거 및
코커스에서 한주도 빠짐없이 60% 이상의 지지를 얻어 빌 브래들리 전
상원의원의 추격을 따돌렸다. 부시 주지사도 코네티컷 등 일부를 제외한 대부분의 주에서 존 매케인
애리조나주 상원의원에 승리를 거뒀다.

부시는 특히 대의원 1백1명이 배정된 뉴욕에서 57대 40의 득표로 매케인
의원을 눌렀고, 전국 50개 주중 가장 많은 1백62명의 대의원이 걸려있는
캘리포니아에서도 59대 38로 압도했다.

이에 따라 정치 분석가들은 매케인과 브래들리가 빠르면 2~3일안에 후보를
사퇴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내다봤다. 정치 분석가들은 고어와 부시와 맞붙는 2000년 대선은 두드러진 특징이 없기
때문에 인물싸움이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이들은 따라서 올해 대권경젱이 어느해 대선보다 뜨거운 접전이 전개될
것이라며 승리를 점치기를 꺼리고 있다.

여론 분석가들 역시 말을 아끼기는 마찬가지다. 언론들이 실시하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드러난 호감도와 지지도가 양 후보
거의 비슷하기 때문이다.

CNN과 USA투데이 갤럽이 지난 1일 전국의 유권자 1천4백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화여론조사에서 고어는 호감도 59%, 부시는 57%를 기록했다.

지난 6일 뉴욕타임스와 CBS 방송이 실시한 여론조사(1천9백82명 대상)에서도
부시의 지지도는 45%, 고어는 44%로 거의 비슷하다. 오차율이 ±3%인 점을 감안하면 차이가 없는 셈이다.

월스트리트 저널도 7일 여론조사결과 고어와 수시가 각 46%의 지지율을
보였다고 보도했다.

분석가들은 다만 고어진영의 분위기가 상승하는 추세라고 보고 있다.

현재까지 나타난 각종 여론조사에서 부시의 호감도는 하강국면인 반면
고어의 호감도는 상승세를 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경제가 사상 최장기 호황을 누리고 있는 상황은 고어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대선이 치러지는 11월7일까지 8개월이나 남아있는데다, 변수도
많아 상황이 꼭 고어에게 유리하다고 단언할 수는 없다.

고어 진영에 가장 위협이 되는 카드는 부시의 러닝 메이트로 매케인
상원의원이 나서는 것.

메케인이 전국적으로 높은 인기를 얻고 있어 그의 부시 캠프 합류는
부시에게 천군만마의 힘이 된다.

공화당에서 개혁당으로 당적을 옮긴 팻 뷰캐넌도 변수다.

그가 이제까지 공언대로 대권에 도전할 경우 보수주의자들의 표를 얻을 수
있어 부시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분석가들은 박빙은 선거전이 예상돼 남은 기간동안 미국경제가 호황을
지속할지 여부가 선거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3월 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