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화제의 책) '교수와 광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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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소설가 미셸 투르니에는 영국에서 태어나지 않은 것을 천만다행으로
여긴다고 일찌기 고백했다.
불특정다수에게 난도질당하는 언어를 갈고 닦아야할 모국어로 갖고 있다는
것은 얼마나 불우한가. 투르니에가 영국 작가들을 측은해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영어가 "21세기 에스페란토(만국공통어)"로 성장하는 데는 컴퓨터의 힘이
컸다.
그러나 70년에 걸쳐 제작된 옥스포드사전의 역할도 빼놓을 수 없다. 셰익스피어 시절엔 사전이 없었음을 감안할 때 옥스포드사전이 "세계경영"의
인문학적 토대를 제공했음은 분명하다.
옥스포드사전 제작에 참여했던 미국인에 관한 이야기 "교수와 광인"(사이먼
윈체스터 저, 공경희 역, 세종서적, 8천5백원)이 번역.출간됐다.
세계 최고의 사전을 만드는데 미국인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신대륙은 환호했다. 언론은 극찬을 했다.
독자들은 앞다퉈 서점으로 달려갔다.
미국의 뿌리깊은 유럽 컴플렉스가 다시 한번 확인된 셈이다. 문제는 비공식 편집진이었던 미국인이 정신분열증 환자에다 살인범이었다는
사실이다.
덕분에 논픽션은 추리소설만큼 흥미진진해진다.
군의관 윌리엄 마이너(1835~1920)는 예일대 출신의 엘리트다.
그는 남북전쟁중 탈영병 얼굴에 낙인찍는 것을 보고 그만 미쳐버린다.
이후 마이너는 천정에서 악마가 내려와 동성애를 강요한다는 망상에
시달린다.
영국여행중 살인을 저지른 마이너는 정신병자 수용소에 감금된다.
병은 날로 깊어져 심장에 고문기구를 달고 사느니 차라리 죽여달라고
간청할 지경에 이른다.
1879년 마이너는 옥스퍼드사전편찬위원회가 자원봉사자를 찾는다는 소식을
접한다.
외국의 유명한 사전은 한국과 달리 단어와 함께 단어가 사용된 문장을
수록한다.
주로 저명한 문학작품에서 따오기 때문에 단어 설명에 한줄의 자기 문장이
첨부되는 것을 대단한 명예로 안다.
프랑스의 로베르 사전도 마찬가지다.
이 책은 마이너가 우수한 용례를 발굴, 편찬위원회 머레이 교수(1838~1915)
와 특별한 우정을 갖게 되는 과정을 그린다.
끔찍한 망상에서 벗어나기 위해 책만 파고드는 광인의 구부정한 어깨가
보이는 듯하다.
성기까지 절단한 편집증환자는 30년후 가까스로 석방된다.
1927년 완간된 옥스퍼드사전은 총12권 분량에 1백80만개의 인용문을 담고
있다.
전체활자의 길이는 2백85km.
현재까지 다섯차례 증보판이 나왔다.
미국 저널리스트 사이먼 윈체스터는 옥스퍼드에서 납활판을 발견한뒤
마이너의 일생을 추적, 책으로 엮어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3월 9일자 ).
여긴다고 일찌기 고백했다.
불특정다수에게 난도질당하는 언어를 갈고 닦아야할 모국어로 갖고 있다는
것은 얼마나 불우한가. 투르니에가 영국 작가들을 측은해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영어가 "21세기 에스페란토(만국공통어)"로 성장하는 데는 컴퓨터의 힘이
컸다.
그러나 70년에 걸쳐 제작된 옥스포드사전의 역할도 빼놓을 수 없다. 셰익스피어 시절엔 사전이 없었음을 감안할 때 옥스포드사전이 "세계경영"의
인문학적 토대를 제공했음은 분명하다.
옥스포드사전 제작에 참여했던 미국인에 관한 이야기 "교수와 광인"(사이먼
윈체스터 저, 공경희 역, 세종서적, 8천5백원)이 번역.출간됐다.
세계 최고의 사전을 만드는데 미국인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신대륙은 환호했다. 언론은 극찬을 했다.
독자들은 앞다퉈 서점으로 달려갔다.
미국의 뿌리깊은 유럽 컴플렉스가 다시 한번 확인된 셈이다. 문제는 비공식 편집진이었던 미국인이 정신분열증 환자에다 살인범이었다는
사실이다.
덕분에 논픽션은 추리소설만큼 흥미진진해진다.
군의관 윌리엄 마이너(1835~1920)는 예일대 출신의 엘리트다.
그는 남북전쟁중 탈영병 얼굴에 낙인찍는 것을 보고 그만 미쳐버린다.
이후 마이너는 천정에서 악마가 내려와 동성애를 강요한다는 망상에
시달린다.
영국여행중 살인을 저지른 마이너는 정신병자 수용소에 감금된다.
병은 날로 깊어져 심장에 고문기구를 달고 사느니 차라리 죽여달라고
간청할 지경에 이른다.
1879년 마이너는 옥스퍼드사전편찬위원회가 자원봉사자를 찾는다는 소식을
접한다.
외국의 유명한 사전은 한국과 달리 단어와 함께 단어가 사용된 문장을
수록한다.
주로 저명한 문학작품에서 따오기 때문에 단어 설명에 한줄의 자기 문장이
첨부되는 것을 대단한 명예로 안다.
프랑스의 로베르 사전도 마찬가지다.
이 책은 마이너가 우수한 용례를 발굴, 편찬위원회 머레이 교수(1838~1915)
와 특별한 우정을 갖게 되는 과정을 그린다.
끔찍한 망상에서 벗어나기 위해 책만 파고드는 광인의 구부정한 어깨가
보이는 듯하다.
성기까지 절단한 편집증환자는 30년후 가까스로 석방된다.
1927년 완간된 옥스퍼드사전은 총12권 분량에 1백80만개의 인용문을 담고
있다.
전체활자의 길이는 2백85km.
현재까지 다섯차례 증보판이 나왔다.
미국 저널리스트 사이먼 윈체스터는 옥스퍼드에서 납활판을 발견한뒤
마이너의 일생을 추적, 책으로 엮어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3월 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