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고기 일본수출 '비상' .. 콜레라 발생국가 수입제한

국내 농축산물중 단일 품목으로는 가장 많은 수출실적을 올리고 있는
돼지고기의 수출길이 막힐 위기다.

우리나라 돼지고기의 최대 수입국인 일본이 돼지고기 수입규제를 대폭 강화
했기 때문이다. 특히 일본은 돼지콜레라가 발생한 나라의 돼지고기는 내년 4월부터 수입하지
않겠다고 선언, 농림부와 양축가들이 부심하고 있다.

이에 따라 농림부와 양축가들은 "돼지콜레라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오는
15일 정부과천청사 앞에서 민관합동으로 "돼지 전염병 근절대회"를 열기로
했다.

김성훈 농림부 장관은 "돼지고기는 농축산물중 가장 많이 수출되는 품목"
이라며 "전염병때문에 수출길이 막힐 경우 다른 농축산물의 수출에도 악영향
을 미치는 만큼 모든 행정력을 동원해 돼지의 전염병을 막겠다"고 강조했다. 돼지고기 수출에 비상이 걸린 이유 =우리나라 돼지고기의 최대 수출국인
일본은 최근 돼지고기의 안전성을 대폭 강화하는 방향으로 수입제도를 바꾸
기로 했다.

특히 내년 4월 일본 전역에서 "돼지콜레라 청정화"를 선포한후 같은 수준의
위생조건을 갖추지 못한 나라에서 생산된 돼지고기는 수입하지 않기로 했다.

우리나라 돼지고기의 일본 수출액은 지난해 3억4천만달러(약 3천7백억원)에
달했다. 전체 돼지고기 수출의 99%가 일본으로 나가고 있다.

돼지고기 수출액은 우리나라 전체 농.수.축산물 수출액(9억달러)의 37%나
차지하고 있다.

만일 일본 수출이 막힐 경우 국내시장에 돼지고기가 쏟아져 농가들은
가격폭락에 직면하게 된다. "돼지파동"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이다.

농림부 이주호 가축위생과장은 "도축장과 사료공장이 연쇄적으로 문을 닫아
전체적으로 연간 2조원 대의 손실이 발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옥경 국립수의과학검역원장은 "현재 한국산 돼지고기의 위생조건은
상당히 개선됐지만 국제시장에서는 "1백% 완벽"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근본
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민.관의 대응 =사정이 급박해짐에 따라 양돈협회 사료협회 등 민간 단체들
을 중심으로 "돼지콜레라 박멸 비상대책본부"가 결성됐다.

이들은 양축농가에 대한 방역과 교육을 대대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1천마리 미만을 사육하는 소규모 농가에는 새끼돼지가 태어난 지 40일과
60일 째 되는 날 예방접종 주사를 무료로 놓아주고 있다.

농림부는 올해부터 예방접종을 하지않거나 전염병 발생사실을 숨기는
농가를 신고하는 사람에게 20만원의 포상금을 지급하겠다고 나서기도 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3월 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