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만에 사표라니..." .. 외환은행 등 사외이사들의 항변

한빛 외환 조흥은행 등 공적자금이 투입된 은행의 사외이사들이 주주총회를
앞두고 일괄 사표를 제출하라는 요구에 반발하고 있다.

일부 사외이사들은 이달말 열릴 주총에서 사표를 선별 처리할 경우 법적
대응도 검토하겠다고 말하고 있다. 외환은행은 지난 8일 이사회를 열고 사외이사 일괄사표 문제를 논의했다.

일부 사외이사들은 이날 정부의 지도로 3년간 보장된 사외이사 임기를
1년으로 단축하는 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한 사외이사는 "임기를 1년으로 단축하고 매년 사외이사를 바꿀 경우
이사회 중심의 경영구조가 정착되겠느냐"며 "은행이 정부의 방침에 무조건
따르는 관치금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외환은행은 사외이사들의 반발로 이사회가 저녁 8시를 넘기며 갑론을박을
벌였고 은행측이 "재신임을 묻는 형식적 절차"라고 간신히 설득해 사표를
모두 받아냈다.

한빛은행도 이달초 열린 이사회에서 사외이사들이 일괄사표 제출에 대해
반발, 상당한 진통을 겪었다.

한빛은행의 한 사외이사는 "1년 정도는 지나야 은행의 경영내용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는데 1년동안 실적을 토대로 사외이사를 평가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윤윤수 필라코리아 사장은 일신상의 이유로 한빛은행 사외이사직을 사퇴
하겠다고 은행에 통보했다.

조흥은행은 지난해초 한꺼번에 선임된 사외이사 임기를 순차적으로 바꾸기
위해 지난달 일괄사표를 받았다.

조흥은행의 한 사외이사는 "당시 한꺼번에 사외이사들이 물러나는 사태를
예방하기 위해 순차적으로 사외이사를 교체하는 것으로 이해했다"며 "능력에
문제가 있는 사외이사들을 교체하겠다는 정부방침은 도저히 받아들일수 없다"
고 밝혔다.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3월 1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