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정책 총선의식 '갈팡질팡' .. 유가/실업대책 혼선

정책 혼선이 심각하다.

국제 유가 대책이 순식간에 뒤바뀌는등 총선을 의식하는 듯한 정부의 어정쩡한 자세로 정책의 중심이 흔들리고 있다. 정부가 8일 국제유가가 오르더라도 다양한 정책수단을 동원, 국내 석유류가격을 동결시키겠다는 발표는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고유가가 지속되면 국내 가격에 반영, 수요를 억제해야 한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지만 정부는 물가상승부담을 우려, 동결방침으로 선회했다.

금융통화위원회가 9일 콜금리를 현 수준에서 유지키로 한 것도 일부에서는 시장분위기를 적절히 반영하지 못한 정책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경기상승 속도 등을 감안할때 단기금리가 적정 수준보다 낮다고 보고 있다.

저금리는 경기과열을 부추겨 물가와 국제수지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데도 금리상승에 따른 부담을 너무 의식했다는 평가다.

지난해 쓰고 남은 1조5천억원가량의 세계잉여금을 정부 빚 갚는데 쓰지 않고 빈민층 지원에 쓰기로 한 것도 대표적 선심성 정책으로 꼽힌다. 공공근로사업비 1조1천억원중 65%인 7천1백억원을 선거전인 1.4분기에 투입키로 하거나 서민주택자금으로 3조원을 지원키로 한 것도 한 사례다.

최근 발표한 "중산.서민층 지원대책"중 상당수는 선거용 의혹이 짙다.

1만명의 대졸 미취업자를 해외에 연수시킨다는 발상도 선거때가 아니면 나오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정부는 선거를 앞두고 재정지출을 앞당기고 있다.

정책 혼선과 선심성 정책 남발은 국가 경제 안정을 해치고 재정을 더욱 악화시킬 가능성이 크다.

LG경제연구소의 한 관계자는 "총선을 의식해 선심성 행정을 남발하면 인플레 등 경제 교란 요인이 될수 있다"며 "일관성 있는 정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정책이 신뢰를 잃으면 그 효과도 떨어지는 반면 대외적인 공신력에도 금이 간다"고 우려했다.

강현철 기자 hckang@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