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노코리아 2000] 제4부 : 세계가 뛴다 .. '빅 사이언스'

21세기 "테크노 헤게모니"를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분초를 다투며 숨가쁘게 전개되고 있다.

오늘날 국가간의 생존경쟁치고 어느 것 하나 치열하지 않은 것이 있을까마는 첨단과학기술 개발 경쟁만큼 피나는 싸움도 없을 것이다. 미국 일본 등 기술대국은 물론 선진 유럽국가들과 러시아 등도 전통적인 기술강국의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여기에 중국 등 신흥기술국들의 도전도 만만치 않다.

지구촌 곳곳의 선진기술 연구소에서 많은 과학두뇌들이 인류사에 큰 획을 그을 "빅 사이언스(Big Science)"에 도전하는 야망을 갖고 온몸을 던지고 있는 것이다. 영국 케임브리지대 부근의 생거 센터.

한적한 전원에 자리잡고 있는 유전자 연구소다.

겉보기와는 달리 연구소 안에 들어서면 후끈 달아오른 연구원들의 열정이 느껴진다. 여기서 인간 게놈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 브레인들은 인간질병의 원인을 규명하는 일에 매달리고 있다.

영국의 JET(Joint European Torus)연구소는 "꿈의 에너지"인 핵융합 에너지 기술을 연구중이다.

이 프로젝트는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이 인류의 소망을 실현하기 위해 공동 추진하는 것. 유럽 과학기술 단지의 원조인 프랑스의 소피아 앙티폴리스.

정부가 앞장서서 일으킨 대표적인 테크노폴리스다.

21세기 과학기술의 화두 가운데 하나인 "정보기술"문제를 풀기 위해 프랑스 과학자들이 자존심을 걸고 도전하고 있다.

프랑스 정부는 기술개발을 장려하기 위해 해당기업에 세금감면 혜택을 주는 등 네가지 핵심 정책을 시행중이다.

아인슈타인을 배출한 스위스의 취리히 공과대학은 생명공학쪽에 승부수를 던졌다.

제2의 아인슈타인이 되기 위한 과학자들의 집념 때문에 연구실 건물은 불야성을 이룬다.

독일어권에 있는 취리히 공대에 맞서 불어권의 로잔 공대는 정밀기계 분야에서 세계정상을 지키기 위해 실험실을 24시간 가동하고 있다.

러시아과학의 자존심도 만만찮다.

이오페 연구소의 경우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를 4명이나 배출했다.

이곳 과학자들은 세계 최고수준의 기초과학을 상업화에 접목시키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

앞으로 서방의 기업연구소와 손을 잡아 러시아 과학의 저력을 과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러시아는 경제사정이 어렵긴 하지만 과학자가 되려는 "꿈나무"에 대한 조기교육엔 여전히 신경을 쓰고 있다.

중국인들은 21세기에 경제대국이 되기 위해서는 과학기술이 앞서야 한다는 사실을 절감하고 있다.

이들은 서양의 근대화 이전엔 세계 최고수준을 자랑했던 "중국의 과학기술 문명"을 되살리기 위해 절치부심하고 있다. 베이징대학 중국과학원 등에는 16억의 인구 가운데 뽑힌 최고의 두뇌들이 모여 중국의 미래를 설계하고 있다.

고승철 벤처중기부장 cheer@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