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총통선거 앞두고 도박 '골머리' .. 고액 배당금 유혹

오는 18일 실시될 대만 총통선거를 앞두고 대만이 선거도박으로 활기를 띠고 있다.

미국이 선거를 앞두고 양안에 대한 중립을 선언하고 중국은 어느때보다 대만에 대한 무력전쟁가능성을 경고한 가운데 현재 대만에서 가장 활기를 보이는 곳은 도박사들과 이들의 말에 귀기울이는 서민들뿐이라고 13일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은 전했다. 현재 대만에서 도박은 불법으로 규정돼 있어 대만경찰은 도박단속에 전력을 다하고 있지만 전국적으로 번지고 있는 도박열풍을 잠재우기는 버거운 형편이다.

대만국민들의 인기도박인 마작을 제치고 선거도박이 이처럼 유행하고 있는 것은 이번 총통선거가 근 50년만에 치러지는 국민적행사로 관심이 어느때보다 높기 때문이다.

도박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궁극적인 목적은 물론 자기가 돈을 베팅한 후보가 총선에서 당선돼 고액의 배당금을 받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이 곳 일류도박사들의 일거수 일투족은 대만 국민들이 요즘 가장 큰 관심을 쏟는 분야가 돼 버렸다.

도박액수도 생각보다 훨씬 높다.

일간 차이나 타임스는 일부 지역의 경우 베팅금액이 3백만달러를 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보도했다. 얼마전 대만경찰은 타이페이 인근의 한 도박굴을 급습했지만 선거도박이 근절될 것으로 보는 사람은 거의 없다.

여기에 최근엔 인터넷을 통한 도박이 도입되면서 대만 당국은 아예 단속을 포기할 정도가 돼 버렸다.

한 웹사이트는 당선자가 누구인지를 맞히면 최초 베팅금액보다 1백배 이상이나 많은 배당금을 지급하겠다고 네티즌들을 유혹하고 있다. 또 말레이시아등 해외에서 친척이나 친구들을 통해 대신 베팅하도록 요구하는 사례까지 등장하고 있어 지금 대만은 선거도박 천국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재창 기자 charm@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