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감시대] (10) 제1부 : 1997년 가을 <1> '폭풍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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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년 동안의 주가조작은 은밀하게 아주 잘한 것 같습니다"
진성호가 지나가는 말처럼 말하며 황무석의 눈치를 살폈다. "뭘요,별일 아니었습니다"
황무석이 으스대며 말했다.
"이제 우리의 목적은 충분히 달성된 거지요?"황무석이 진성호에게 물었다.
"잘됐습니다.
다음주에 그쪽 은행에서 나와 상환기간 2년 연장 계약을 하기로 했습니 다" 2년 전 대해실업이 주식전환 회사채(Convertible Bond)를 발행하여 외국은행에서 들여온 2억달러의 자금 조건이 주가가 6만 원 이상이 될 경우에만 주식으로 전환을 하든지,상환시기를 연기할 수 있는 조건이었다.
다행히 주식전환은 하지 않기로 하고 상환기간을 2년 더 연장하기로 지난주 구두로 합의한 터였다.
"참 잘됐습니다. 2억달러면 1천6백억원인데 당장 투자할 데는 많은데 상환하기는 좀 벅차지요.
그리고 연 6퍼센트 이자라면 공돈 쓰는 것과 마찬가집니다.
다른 그룹에서도 달러를 빌려올 수 있으면 무조건 빌려놓고 보자는 주의입니다.
부동산을 사놓아도 연평균 16퍼센트는 오를 것이니 10퍼센트 이익이 그냥 떨어지는 셈이지요."
진성호는 매사를 황무석의 그런 단순한 산술로 잴 수만은 없는 것이라고 속으로 타일렀다.
환율이 올라 상환 부담이 늘 수도 있고 일본의 예를 보아도 부동산 값이 매년 상승한다는 보장도 없었다.
"주가조작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진행했습니까?"
뻔히 아는 일이지만 진성호가 물었다.
"간단했습니다.
제가 방계회사 경리담당 이사들에게 D그룹의 주식을 상종가 가까운 시세로 몇 십만주를 조금씩 매입하라고 했지요.
주가가 오른다는 내부정보를 가지고 있다고 했습니다"
"내 얘기는 안했죠?"
"전혀 입밖에도 내지 않았습니다"
황무석이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그리고나선 우리가 상종가 가까운 시세로 산 D그룹의 부사장을 만나 그들도 우리처럼 우리 주식을 높은 시세로 사라고 했지요.
지금은 두 회사가 서로 가지고 있는 총주식이 시가 총액으로 비슷합니다"
"D그룹에서 저희 회사 주식을 매물로 내놓을 경우는 없을까요?"
"그들이 내놓으면 우리도 내놓을 테니까 주가를 서로 떨어뜨리는 결과가 되지요.
그렇지 않을 겁니다.
주가가 높으니까 금융계에서 돈 빌리기도 쉽고 특히 해외 금융기관에서 높은 신용을 유지하려면 주가가 제일 중요하잖습니까? "
진성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것은 틀림없는 사실이었다.
외국에서 돈을 빌려오기 위해서는 주가를 고시세로 유지하는 것이 필수적이었다.
그때 앞가슴까지 파인 흰색 롱드레스를 입은 여가수가 나타나 황무석에게 눈웃음을 친 후 피아노 건반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그러자 황무석은 단연 젊음의 활기를 찾은 듯 앞에 놓인 술을 진성호에게 권하면서 거나하게 취하기 시작했다.
진성호도 주는 대로 받아 마셨다.
진성호가 지나가는 말처럼 말하며 황무석의 눈치를 살폈다. "뭘요,별일 아니었습니다"
황무석이 으스대며 말했다.
"이제 우리의 목적은 충분히 달성된 거지요?"황무석이 진성호에게 물었다.
"잘됐습니다.
다음주에 그쪽 은행에서 나와 상환기간 2년 연장 계약을 하기로 했습니 다" 2년 전 대해실업이 주식전환 회사채(Convertible Bond)를 발행하여 외국은행에서 들여온 2억달러의 자금 조건이 주가가 6만 원 이상이 될 경우에만 주식으로 전환을 하든지,상환시기를 연기할 수 있는 조건이었다.
다행히 주식전환은 하지 않기로 하고 상환기간을 2년 더 연장하기로 지난주 구두로 합의한 터였다.
"참 잘됐습니다. 2억달러면 1천6백억원인데 당장 투자할 데는 많은데 상환하기는 좀 벅차지요.
그리고 연 6퍼센트 이자라면 공돈 쓰는 것과 마찬가집니다.
다른 그룹에서도 달러를 빌려올 수 있으면 무조건 빌려놓고 보자는 주의입니다.
부동산을 사놓아도 연평균 16퍼센트는 오를 것이니 10퍼센트 이익이 그냥 떨어지는 셈이지요."
진성호는 매사를 황무석의 그런 단순한 산술로 잴 수만은 없는 것이라고 속으로 타일렀다.
환율이 올라 상환 부담이 늘 수도 있고 일본의 예를 보아도 부동산 값이 매년 상승한다는 보장도 없었다.
"주가조작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진행했습니까?"
뻔히 아는 일이지만 진성호가 물었다.
"간단했습니다.
제가 방계회사 경리담당 이사들에게 D그룹의 주식을 상종가 가까운 시세로 몇 십만주를 조금씩 매입하라고 했지요.
주가가 오른다는 내부정보를 가지고 있다고 했습니다"
"내 얘기는 안했죠?"
"전혀 입밖에도 내지 않았습니다"
황무석이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그리고나선 우리가 상종가 가까운 시세로 산 D그룹의 부사장을 만나 그들도 우리처럼 우리 주식을 높은 시세로 사라고 했지요.
지금은 두 회사가 서로 가지고 있는 총주식이 시가 총액으로 비슷합니다"
"D그룹에서 저희 회사 주식을 매물로 내놓을 경우는 없을까요?"
"그들이 내놓으면 우리도 내놓을 테니까 주가를 서로 떨어뜨리는 결과가 되지요.
그렇지 않을 겁니다.
주가가 높으니까 금융계에서 돈 빌리기도 쉽고 특히 해외 금융기관에서 높은 신용을 유지하려면 주가가 제일 중요하잖습니까? "
진성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것은 틀림없는 사실이었다.
외국에서 돈을 빌려오기 위해서는 주가를 고시세로 유지하는 것이 필수적이었다.
그때 앞가슴까지 파인 흰색 롱드레스를 입은 여가수가 나타나 황무석에게 눈웃음을 친 후 피아노 건반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그러자 황무석은 단연 젊음의 활기를 찾은 듯 앞에 놓인 술을 진성호에게 권하면서 거나하게 취하기 시작했다.
진성호도 주는 대로 받아 마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