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연일 선물 순매수 행진..투기인가, 장세 낙관인가

"역시 외국인인가"

선물시장에서 움직이는 외국인의 일거수일투족 다시 시장관심을 모으고 있다. 미국주가 내리거나 오르거나 외국인은 현물시장과 선물시장에서 꾸준히 "사자"전략을 취하고 있다.

마침 미국의 다우존스지수가 강력한 반등세를 보이고 나스닥주가가 하락추세를 보이고 있다.

전통 제조주,금융주등 가치주가 다시 주목받고 첨단기술주,인터넷주등 성장주가 위험수위에 다다랐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시점이다. 국내에선 주눅들었던 거래소시장이 뜨고 한껏 콧대를 세우던 코스닥시장이 가라앉는 모습이다.

이런 주변상황과 어울려 선물시장의 외국인 동향은 여러가지 해석을 끌어내고 있다.

외국인 선물매매 동향=외국인은 지난 10일 선물.옵션만기일 이후 최근월물이 된 선물6월물을 14일까지 3일동안 신규로 순매도했다. 그러던 것이 15일부터 돌연 매수우위로 돌아섰다.

15일 6백80계약을 순매수한데 이어 16일에도 매수우위를 지켰다.

우연의 일치인지 몰라도 미국과 한국시장의 변화를 정확히 예측한 듯한 느낌을 줬다. 외국인은 같은 기간동안 전환매를 통해서도 연일 순매수했다.

17일의 경우 신규로 4백60계약을 순매도했지만 전환매를 통해서는
무려 2천1백73계약이나 순매수했다.

신규 매매와 전환매를 합쳐 전체적으로 하루도 빠짐없이 선물을 순매수했다.

전환매로 순매수를 보였다는 것은 선물을 매도해 놓았는데 예측과
달리 주가가 올라 서둘러 환매수, 이익실현을 했거나 어쩔수 없이
손절매한 게 많았다는 의미다.


외국인의 정체와 순매수 배경=최근 국내 선물시장에서 활개를 치는 외국인은 "홍콩물고기"라는 홍콩계 펀드와 말레이시아계 펀드로 알려져 있다.

선물투자가 전문인 엄청난 큰 손으로 소문나 있다.

순매도세가 순매수세로 반전된 것은 두 펀드간의 세력다툼 결과라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아직 분명한 정체가 확인되지는 않았다.

일부에서는 홍콩물고기란 펀드가 존재하지 않고 있다거나 말레이시아계 펀드가 한국계 자금일 것이라는 추정이 나돌고 있다.

말레이시아계는 국내 주식과 선물을 적절히 연계해 매매하고 있다는 관측도 있다.

선물시장의 한 관계자는 "외국인이 미국시장의 변화를 먼저 감지했다고 확신할 순 없다"며 "다만 만기일이후 선물가격이 장중 최고치에 비해 17포인트나 떨어졌던 싯점에서 신규로 순매수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종합주가지수나 선물가격이 바닥을 찍었다고 인식한 것만은 분명하다는 분석이다.

관찰 포인트=가장 중요한 것은 외국인의 방향성이다.

매매주체가 누구든,펀드간의 세력다툼이든 별로 중요치 않다.

신규로 순매수하는지,순매도하는지를 매일매일 챙겨야 한다.

현물시장보다 선물시장의 정보흐름이 더 빠르고 국내 기관투자가나 일반투자자보다 분석력과 정보력이 더 뛰어나다고 평가받는 게 외국인투자가이기 때문이다. 선물시장 관계자들은 "외국인 선물매수세가 추세적이라면 장을 좋게 본다는 의미이고 들쭉날쭉이면 장이 불투명할 것으로 본다는 의미"라는 진단을 내렸다.

김홍열 기자 comeon@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