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장편 '雅歌' 낸 이문열씨] '줄거리'

해방이듬해 녹동댁 대문간에 휴지처럼 버려진 당편이는 소아마비에 구루병을 앓는 중증 장애인이다.

그녀는 도무지 사람인지 짐승인지, 남자인지 여자인지 분간하기 어려운 몰골이다. 녹동어른은 어울려 살아가는게 사람이라며 당편이를 받아들인다.

숟가락질도 제대로 못해 밥상을 일대 전쟁터로 만드는 당편이, 외양간옆 헛간에 거처를 마련한 그녀는 집안 허드렛일을 거든다.

어미 잃은 강아지를 따뜻하게 해준다고 아궁이에 넣어다가 모두 태워 먹는가 하면 병아리를 데리고 자다 깔아뭉개 버린다. 그래도 녹동어른 갓위에 지네를 잡아내어 "그(당편이) 눈이 가죽모자래 째진 것는 아인 모양"이라는 말을 듣기도 한다.

당편이는 동네 앉은뱅이 등에게 연이어 퇴짜를 맞고 서른살 넘도록 혼자 살다 술도가 배달원 황장군을 만난다.

살림을 차리지만 몸만 빌려 줄뿐 아무런 즐거움도 느끼지 못하는 생활이다. 아이도 물론 낳을 수 없다.

황장군이 죽고 세상이 변하자 오갈데없는 당편이는 수용소로 보내진다.

그러나 다시 탈출, 고향으로 돌아온다. 늘그막에 만난 마른고기쟁이(건어물장수) 영감은 절름발이에 혀가 짧다.

둘은 단오날 "당편이 법석"이라는 희극을 연출할 정도로 재미나게 산다.

결국 영감이 죽자 당편이는 스스로 고향을 떠나 수용소로 들어간다.

[한국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