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50년만에 정권교체'] '천 총통 당선 배경/의미'

대만에 본격적인 민주화 바람이 불게 됐다.

역사적인 여야 정권교체는 국민당 50년 장기집권의 종말이자 획일성과 독재정치의 종언이다. 중국본토출신 총통시대가 끝나고 대만현지출신의 원주민 총통시대가 열린 것도 천수이볜 당선이 갖는 또 하나의 의미다.

야당의 정권획득은 무엇보다 변화와 개혁을 바라는 국민의 열망과 국민당의 분열, 금권폭력정치에 대한 염증, 무력침략을 위협한 중국북풍의 역효과, 천 후보측의 급진독립노선 수정 등이 복합된 결과다.

이중 국민의 변화욕구가 정권교체의 직접적인 배경임을 감안할때 정치사회의 변화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천 차기총통의 과제는 독립문제와 정치개혁 등 크게 두가지다.

특히 독립문제는 국제정세와도 밀접하게 연관돼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경제적인 변화는 거의 없을 전망이다. 당분간 정권교체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과 양안관계 악화 우려로 주가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정도다.

독립문제에서는 중국본토와의 관계악화 여부가 최대 관심사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이를 크게 우려하지 않고 있다. 천 차기총통은 당선확정후 대만독립이 당면한 목표가 아니라며 총통취임(5월20일) 전에 중국을 방문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따라서 사태가 지금보다 더 악화될 것 같지는 않다.

1국2체제 반대는 천 당선자만의 주장이 아니라 세후보의 공통된 정책이었다.

그는 앞으로 중국을 자극할 만한 발언을 삼가하면서 중국측의 적대감을 해소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정치분석가들은 국민이 정말로 바라는 것은 "변화"이지 "독립"이 아니라고 지적한다.

이 때문에 취임후에도 급진적인 독립정책을 펴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독립문제가 대외과제인 반면 정치개혁은 국내과제다.

그는 부정과 부패로 얼룩져 있는 대만정치풍토의 개혁을 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하지만 야당(국민당) 우위의 정치구조상 단시일내에 성과를 내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국민당이 국회의석의 55%를 차지, 소수당인 민진당으로서는 정치개혁에도 한계가 있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군인 공무원 학계도 대부분이 국민당원들로 이뤄져 있어 개혁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될지는 미지수다.

야당집권을 반대해온 계층과의 화합도 그가 해결해야 할 과제중 하나다.

-1945년 :일본의 50년간 대만식민 통치 종식, 중국귀속
-1949년12월 :장제스(장개석) 총통, 대만 망명정부수립
-1955년 :미국-대만 상호방위조약체결
-1971년 :유엔, 대만축출 중국대표권인정
-1975년 :장제스 총통 사망
-1979년 :미국, 중국과 외교관계수립
-1988년 :리덩후이(이등휘), 총통 승계
-1994년 :총통 직선제 도입
-1996년 :리덩후이, 제9대 총통당선
-2000년 3월18일 :천수이볜, 제10대 총통당선

이정훈기자 leehoon@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