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재 잡아두려면 경력관리 해줘라..포철등 전문프로그램 잇단도입

"벤처에 인력을 뺏기지 않으려면 경력관리를 해줘라"

포항제철은 최근 경력관리프로그램(CDP,Career Development Program)을 오는 4월부터 도입하기로 결정하고 세계적 인력관리 컨설팅회사인 DBM에 의뢰해 세부방안을 마련중이다. 경력관리프로그램이란 직원 개인의 자질과 능력등을 감안해 자신
이 향후 밟을 수 있는 경력 경로를 제시한 뒤 이에맞춰 교육훈련을 시키고 보직을 부여하는 제도.과거처럼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무분별하게 자리를 옮기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벤처기업으로 인력이탈이 심해지자 다양한 자기개발및 경력관리 프로그램을 도입하는 대기업들이 늘고 있다.

"적재적소에서 전문지식을 갖고 제대로 일할 사람을 키운다"는 인식을 직원들에게 심어주자는 것.포철 관계자는 "벤처인력을 용병에 비유한다면 대기업은 인재를 키우는 인큐베이터처럼 사람을 관리해야한다"고 경력관리제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중소기업중에서는 전기부품제조회사인 삼주리틀휴즈가 최근에 경력관리제도를 도입했다.

전국경제연합회도 인력개발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이달부터 최고경영자과정에 CDP과정을 새로 편성했다.

경력관리프로그램에서는 인사이동이 있더라도 유관한 분야를 거치면서 경력을 쌓게 한다. 사람에 따라서는 특정분야에만 집중적으로 근무하는 프로그램이 제시되기도 하고 다양한 업무를 두루 거치도록 하기도 한다.

회사의 필요와 개인적인 특성을 감안해 개인별 역량개발프로그램(PDP,퍼스널디벨로프먼트프로그램)이 정해진다.

PDP를 만들기 위해 개인들의 핵심역량은 물론 동기부여요인 가치관 성격 등 모든 것을 종합적으로 검사한다. LG정유는 지난해부터 정기인사이동을 폐지하고 사내 수시공모제를 도입,자신이 원치 않는 부서에는 강제로 발령내지 않고 있다.

또 올해부터 임직원들이 스스로 역량을 진단해 교육훈련을 받거나 학습토록 하고 평가기준도 팀별로 만들어 적용하기로 했다.

삼성에버랜드도 업무에 불만이 있거나 새로운 업무를 원하는 직원들이 희망부서나 업무를 선택할수 있는 "플러스 경력관리제"를 지난해 도입했다.

지난 17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주최한 "새천년 인적자원관리의 새로운 패러다임"세미나에서 DBM인터내셔널사의 로버트 크리츨리 사장은 "미국에서 2백6개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직원 한 명이 이직함으로써 드는 직접비용만 최소 1만달러에서 수만달러에 이른다"고 밝혔다. 그는 "스톡옵션등 금전적인 보상으로는 벤처기업으로의 인력이탈을 막는데 한계가 있다"며 "이탈을 방지하는 가장 강력한 방법은 교육훈련을 통한 자기개발과 경력관리"라고 지적했다.

김성택 기자 idntt@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