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문 도매상권 소매객 공략..누존.apM, 두산타워 영업전략 벤치마킹

누죤, apM 등 동대문시장 도매 쇼핑몰들이 개장시각 변경, 광고 개시 등을 통해 소매 손님 잡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에 따라 지금까지 도매(동)와 소매(서)로 되어 있던 동대문 상권의 업태 구분이 사실상 사라질 전망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누죤, 디자이너클럽, apM, 팀204, 혜양엘리시움 등 도매 쇼핑몰들은 최근 매장 오픈 시간을 오후 9시에서 8시로 앞당기고 10대 등 젊은 소매 소비자들을 끌어들이기 시작했다.

1시간 일찍 장사를 시작함으로써 종래 두산타워, 밀리오레 등 소매상권을 찾던 소비자들의 발길을 돌려세우겠다는 전략이다.

이같은 영업시간 변경은 지난달 말 누죤이 업계 최초로 오후 8시부터 장사를 시작한 것이 도화선이 됐다. 운영권을 둘러싸고 심각한 내분상태에 빠져 있는 누죤은 기존 도매상권과의 차별성을 위해 이 전략을 채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매상권에 불고 있는 "광고바람" 역시 소매상권을 공략하기 위한 방안 중 하나로 풀이된다.

누죤, 디자이너클럽, apM 쇼핑몰 등은 최근 들어 CF, 드라마협찬, 라디오광고에 적극 나서고 있다. 두산타워, 밀리오레 등이 특색 있는 광고를 통해 청소년 고객을 끌어 모으자 이를 벤치마킹한 것.

이밖에 도매상권에서 카드가 결제되기 시작한 것도 "큰 변화"다.

현재 apM에 입점한 점포중 80% 이상이 이미 카드결제 시스템을 도입했으며 누죤도 소매 고객들의 편리한 쇼핑을 위해 삼성카드와 손잡았다. 이처럼 도매 쇼핑몰들이 소매고객 잡기에 발벗고 나선 것은 동대문 쇼핑객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10대 소매객 시장"규모가 무시할 수 없을만큼 커졌기 때문이다.

또 최근 쇼핑몰이 포화상태를 보이면서 급격한 매출 감소를 겪게 된 것도 전략의 수정을 낳은 요인으로 해석된다.

즉 도매 장사만으로는 한계에 부딪치게 되자 발빠르게 도.소매 병행판매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이와 함께 재고상품을 땡시장(재고시장)에 넘기기 보다는 일반 소매객에게 판매함으로써 상대적으로 높은 마진을 올릴 수 있다는 이점도 매력으로 작용했다.

실제 이같은 변화로 인해 최근 도매상권에서 소매손님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

apM 쇼핑몰의 한 점포주는 "올들어 소매객 수가 지난해보다 3배 이상 증가했다"며 "이런 상태가 계속된다면 도.소매 상권구분이 없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두산타워의 배상조 상무도 "동대문시장에서 도.소매 구분은 이제 더 이상 의미가 없다"며 "앞으로 도.소매 상권간의 소매고객을 잡기위한 경쟁은 더욱 가속화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철규 기자 gray@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