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성 교수의 '벤처경영' 칼럼] '벤처는 춘향전'이다

신데렐라는 미국에서 가장 많이 다시 만들어진 영화다.

어느 날 우연한 계기로 왕자의 배필로 변신하는 신데렐라의 모습은 마치 최근의 벤처기업을 보는 듯하다. 신데렐라 콤플렉스는 자정이 되기 전에 집으로 돌아가야 하는 것이란다.

벤처기업의 콤플렉스는 거품이 꺼지기 전에 코스닥 등록을 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그런데 정작 중요한 것은 그 이후다. 신데렐라를 찾는 왕자와 같이 벤처를 찾는 고객과 투자자가 있어야 이야기는 해피엔딩이 되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가장 많이 다시 만들어진 영화는 춘향전이다.

춘향이 몽룡과 백년가약을 맺은 것은 대단한 벤처다. 될 가능성은 별로 높지 않지만,된다는 확신 하에 한번 시도해 보는 것이기 때문이다.

또 이도령의 금의환향을 기다리는 것이 춘향의 콤플렉스라면,이도령의 과거급제는 벤처기업의 코스닥 등록이고 암행어사 출두는 주가의 급상승을 연상케 한다.

춘향전 역시 해피엔딩이다. 여러 사람을 위해 참 다행이란 생각이 든다.

만약 왕자가 유리구두를 들고 신데렐라를 찾지 않았다면,또 몽룡이 과거에 낙방하고 춘향을 찾지 않았다면,그건 비극이다.

이와 관련해서 최근에 이런 논쟁이 있다.

미국의 아마존닷컴(amazon.com)은 내일을 위한 투자를 하고 있다.

그런데 그 내일이 언제 올 것인가.

혹시 영원히 오지 않는 것은 아닌가.

벤처기업의 내일은 "해프닝" 아니면 "대박(큰 성공)"이다.

이런 것이 바로 벤처의 속성이다.

벤처를 한다는 것은 매우 위험성이 높은 일이다.

그렇지만 잘 되면 짜릿함이 오래가는 즐거움이 있다.

남들이 하지 않는 일,하지 않는 방식,전혀 새로운 프로세스 등을 거침없이 하는 것이 벤처정신이다.

성공한 벤처의 이야기가 주목을 받게 되자 벤처 주인공이 되려는 희망자가 많이 생겼다.

벤처가 유행이 된 것이다.

이미 기업을 하고 있는 사업가는 최소한 벤처처럼 되고 싶어하고(무늬만 벤처라도 좋다),새로 기업을 하려는 창업자들은 기왕이면 벤처라고 불려지기를 즐긴다(벤처라는 영화를 각본대로 찍는다).그 이유는 한마디로 돈이 되기 때문이다.

정부에서도 벤처를 장려하고 있고 코스닥에서도 벤처는 각광받기 때문이다.

그런데 한국 벤처는 벤처가 아니라는 말이 있다.

본래 벤처의 성공가능성은 미국의 경우 2~3%에 불과한데,한국의 벤처는 그 반대라고 한다.

망한 벤처가 별로 많지 않다는 말이다.

그것은 앞으로 많은 기업이 망할 수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그래서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성공으로 가는 벤처와 그 반대로 가는 벤처가 생길 것이다.

벤처경영은 구불구불한 비포장도로를 소형 스포츠카를 타고 목적지가 왼쪽인지 오른쪽인지 모를 갈래 길을 지나가는 것이다.

가능하면 대박으로 가기 위한 성공벤처의 전략대안은 무엇이 있는지,성공벤처의 주인공과 동반자는 어떤 면모를 갖추고 있는지,그리고 앞으로 벤처가 이 세상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 것인지 등이 이제 함께 고민할 과제다.

해피엔딩을 위해 앞으로 이런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ystar@ ebizholdings.com

--------------------------------------------------------------- 알림 =이번주부터 김연성 교수(관동대 경영학과)의 칼럼을 연재합니다.

서울대 경영학과에서 학.석.박사를 받은 김 교수는 이비즈홀딩스(주)의 인터넷 마케팅랩 소장으로 활동하고 있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