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가 절반까지...올봄이 마지막 .. '경매로 사무실 싸게 구하기'

창업대열에 동참하는 사람들이 늘어나 쓸 만한 사무실을 구하기가 여간 어려운게 아니다.

IMF체제 여파로 한때 30~40%에 달하던 서울지역 업무용빌딩의 공실률이 급격히 하락하고 있다. 오피스타운으로 인기가 높은 강남일대 대로변에는 빈 사무실이 거의 없다.

그러나 경매시장엔 아직 감정가의 절반수준에서 구할 수 있는 쓸 만한 사무실이 남아 있다.

물건수가 얼마되진 않지만 잘만 고르면 임대가보다 싼 값에 사무실을 낙찰받을 수도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봄이 경매시장에서 싼 사무실을 장만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말한다.

경매물건이 크게 줄어들고 있는데다 하반기부터는 여러차례 유찰된 물건을 찾아보기 힘들 것이라는 설명이다.

사례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벤처회사를 운영하는 민승기 사장은 최근 임대가보다 싼 값에 사무실을 낙찰받아 입주했다. 그는 지하철4호선 총신대역에서 걸어서 5분 거리에 위치한 8층짜리 건물의 6,7층을 지난해말 5억7천만원에 낙찰받았다.

낙찰가는 평당 1백65만원으로 주변 건물의 평균임대가(평당 2백30만원)보다 39%나 싸다.

이 회사는 이사하기 전 여의도에서 3백평짜리 사무실을 8억3천만원(보증금 2억5천만원,월세 5백80만원)에 임대해 사용하고 있었다. 따라서 등기비와 부대비용 5천만원을 포함하더라도 임대료보다 2억원 이상 싼 값에 사무실을 구한 것이다.

매물현황 =경기회복세가 이어지면서 사무실 경매물건은 급속도로 소진되고 있다.

창업자들이 선호하는 서울 강남일대에선 매물부족 현상이 심하다.

그러나 아직은 간혹 싼 매물을 찾을 수 있다.

내달 20일 서울지법본원 경매7계에서 입찰에 들어가는 서울 개포동 9층짜리 빌딩인 석탑프라자의 7층 사무실은 3차례 유찰되면서 최저입찰가가 평당 2백25만원으로 내려왔다.

감정가(평당 4백50만원)의 절반수준이다.

이는 인근 사무실의 임대가(평균 2백40만~2백50만원)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감정가가 9억3천만원인 역삼동 성지하이츠 2층 2호(오는 31일,서울지법본원 경매9계)도 3억8천만원에 새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수천만원대의 경매사무실도 있다.

다음달 12일 서울지법본원 경매11계에서 매각될 예정인 서초동 국제전자센타의 10평형 사무실은 최저입찰가 2천9백여만원에 경매로 나왔다.

감정가는 9천만원으로 최저입찰가의 3배가 넘는다.

감정가 4천만원인 서초동 무지개 쇼핑센타 1층(다음달 4일,서울지법본원 경매3계)은 2천5백여만원이면 입주할 수 있다.

주의할 점 =사무실은 주택임대차보호법의 보호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경매후 임차인 문제로 골머리를 앓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주의할 점이 많다.

우선 낙찰대금외에 추가부담이 없는지를 살펴봐야 한다.

임의경매 개시결정일로부터 6개월 이내에 설정된 선순위전세권이 있을 때는 이를 낙찰자가 부담해야 한다.

또 경매로 나온 물건은 관리상태가 허술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낙찰받은 다음 대부분 개.보수 비용이 들어간다.

이같은 추가비용을 감안해 적정입찰가격을 미리 정하고 입찰에 참가하는 게 좋다.

입찰전에 반드시 물건이 있는 현장에 가서 주변에 어떤 회사가 입주해있는지,건물구조는 적절한지 등을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승강기 유무도 꼭 확인해야 할 사항이다.

굳이 정보통신 관련업종이 아니더라도 우수한 통신망확보는 필수적이다.

이면도로에 있는 빌딩의 경우 난방은 잘 되지만 냉방시설이 빈약할 때도 많다.

교통여건과 주차공간도 따져봐야 한다. 빌딩을 통째로 낙찰받을 때는 임차인수가 많기 때문에 철저한 권리분석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