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 CEO] 김재철 <무협 회장> .. 수출 한국號의 선장

"언제까지 환율과 금리를 걱정하며 무역장벽과 교역조건을 따질 겁니까"

한국무역협회 김재철 회장의 얘기다. 수출입국의 기치를 내걸고 있는 단체를 책임지고 있는 사람의 주장치곤 어색하다.

"상품위주의 수출전략은 이미 한계에 도달했습니다. 전 세계가 공급과잉의 시대입니다. 기존의 상품무역은 물론 서비스와 중계무역도 포함하는 신무역전략이 필요합니다"

김 회장이 제시하는 대안이다. 그는 바다 예찬론자다.

지구라는 표현보다 수구라는 표현이 정확하다고 주장한다.

그 자신도 원양어선 마도로스로 출발했다. 수 차례 목숨을 걸고 파도와 맞서 싸운 경험도 가지고 있다.

"한국지도를 거꾸로 보면 새로운 대한민국이 보입니다"

지난달 24일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열린 능률협회 주관 최고경영자 초청 조찬세미나에서도 이같은 주장을 펼쳤다. 중국과 러시아만 볼 게 아니라 남태평양이라는 무한한 영토로 시야를 넓히자는 얘기다.

태평양과 인도양으로 뻗을 수 있어 동북아 경제권의 중심이 될 수 있는 천혜의 항만조건과 해양 관광자원까지 갖췄다는 말도 빠뜨리지 않는다.

그의 꿈은 "물자와 돈과 사람이 모여드는 매력있는 한국"을 만드는 일이다.

그렇다고 그가 무역협회장 본연의 역할을 소홀히 하는 것은 아니다.

지난해 2월 취임 이후 강도높은 개혁드라이브로 협회의 보수적 색채를 바꿔 놓았다.

"사무실에서 계획을 짜는 대신 모두 현장으로 뛰어들어 가라"

그는 자신의 회사인 동원산업에는 나가지도 않고 있다. 무엇이든 확실하게 챙기는 그의 스타일 덕분에 협회 직원들도 항상 긴장상태다.

이심기 기자 sglee@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