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목청높인 공공기관 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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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 가스공사 국제회의장.
아침 일찍부터 수용인원의 두 배가 넘는 1천여명의 주주들이 몰려들어 혼란스런 분위기에서 주총이 시작됐다. 이날 주총에 상정된 배당률은 정부와 공공기관 7%,일반주주 25%.
이사회와 정부협의를 거쳐 정해진 배당률이었다.
그러나 막상 안건이 상정되자 24%의 지분을 가진 한국전력측 관계자가 발언에 나섰다. "어려운 여건속에서 투자해 가스보급에 기여했다. 지난해 구주매각으로 이익을 실현한 정부와는 사정이 다른 만큼 배당률을 15%로 높여달라"고 요구했다.
서울 경기 경상남도 등 지방자치단체 주주들도 잇따라 일어나 "지자체의 재정사정이 어렵다"며 배당률을 상향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통상 배당률은 이사회에서 정해진 대로 주총에서 통과되는게 일반적인 관행.특히 서울시같은 공공기관이나 공기업들이 다른 공기업의 주총장에서 배당률을 올리라고 목소리를 높인 것은 금시초문이다.
이에 일반주주들은 "기관들은 액면가로 투자하지 않았느냐"고 반박해 한바탕 논쟁이 벌어졌다.
이들은 "공모가로 주식을 샀다가 주가가 떨어져 손해를 보고 있는 일반주주에 대한 배당률을 30%로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갑수 가스공사 사장이 "인프라를 구축하는데 자금이 계속 들어간다. 올해 이익을 많이 내고 주가관리도 철저히 해서 내년에는 주주한테 이익이 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공공기관에 대한 배당률을 10%로 높이는 타협안을 제시,겨우 통과시켰다.
회사측이 정부에 처음 보고한 배당률은 정부 공공기관 3%,일반주주 20%였다.
협의과정에서 일반주주들이 주가하락으로 손해를 보고 있는 점을 감안,일반주주에 대한 배당률을 25%로 높였다.
정부 스스로도 그동안 배당을 제대로 못받았다며 배당률을 7%로 올렸다.
결국 주주들이 제각각 자기몫을 요구하는 통에 배당률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게 된 것이다.
가스공사 관계자는 "다른 회사 주총에도 많이 가보았지만 오늘 주총은 너무 충격적이었다"며 "과실배분을 요구하는 사회흐름과 경영을 감시하고 있는 주주들의 눈초리를 실감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일반에 주식을 공모한뒤 처음 일반주주를 상대로 주총을 연 가스공사로서는 너무 긴 하루였다.
김성택 산업부 기자 idntt@ ked.co.kr
아침 일찍부터 수용인원의 두 배가 넘는 1천여명의 주주들이 몰려들어 혼란스런 분위기에서 주총이 시작됐다. 이날 주총에 상정된 배당률은 정부와 공공기관 7%,일반주주 25%.
이사회와 정부협의를 거쳐 정해진 배당률이었다.
그러나 막상 안건이 상정되자 24%의 지분을 가진 한국전력측 관계자가 발언에 나섰다. "어려운 여건속에서 투자해 가스보급에 기여했다. 지난해 구주매각으로 이익을 실현한 정부와는 사정이 다른 만큼 배당률을 15%로 높여달라"고 요구했다.
서울 경기 경상남도 등 지방자치단체 주주들도 잇따라 일어나 "지자체의 재정사정이 어렵다"며 배당률을 상향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통상 배당률은 이사회에서 정해진 대로 주총에서 통과되는게 일반적인 관행.특히 서울시같은 공공기관이나 공기업들이 다른 공기업의 주총장에서 배당률을 올리라고 목소리를 높인 것은 금시초문이다.
이에 일반주주들은 "기관들은 액면가로 투자하지 않았느냐"고 반박해 한바탕 논쟁이 벌어졌다.
이들은 "공모가로 주식을 샀다가 주가가 떨어져 손해를 보고 있는 일반주주에 대한 배당률을 30%로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갑수 가스공사 사장이 "인프라를 구축하는데 자금이 계속 들어간다. 올해 이익을 많이 내고 주가관리도 철저히 해서 내년에는 주주한테 이익이 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공공기관에 대한 배당률을 10%로 높이는 타협안을 제시,겨우 통과시켰다.
회사측이 정부에 처음 보고한 배당률은 정부 공공기관 3%,일반주주 20%였다.
협의과정에서 일반주주들이 주가하락으로 손해를 보고 있는 점을 감안,일반주주에 대한 배당률을 25%로 높였다.
정부 스스로도 그동안 배당을 제대로 못받았다며 배당률을 7%로 올렸다.
결국 주주들이 제각각 자기몫을 요구하는 통에 배당률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게 된 것이다.
가스공사 관계자는 "다른 회사 주총에도 많이 가보았지만 오늘 주총은 너무 충격적이었다"며 "과실배분을 요구하는 사회흐름과 경영을 감시하고 있는 주주들의 눈초리를 실감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일반에 주식을 공모한뒤 처음 일반주주를 상대로 주총을 연 가스공사로서는 너무 긴 하루였다.
김성택 산업부 기자 idntt@ 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