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음과 자유, 광기의 무대..박효신-진주, 뮤지컬 '락 햄릿'서 호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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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8년 4월.
마포의 한 음반기획사 녹음실앞에 사람들이 웅성웅성 몰려들었다. 헐레벌떡 달려온 기획사 간부들이 녹음실 문을 벌컥 열어제쳤다.
"조금전에 노래한 사람 누구야"
허스키하면서도 투명한 음색,가슴 밑바닥까지 헤집고 드는 촉촉하고 감미로운 느낌,능란하게 실어내는 감정의 높낮이.사람들은 방금 들려온 노래의 주인공을 찾기위해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전데요"
저만치 비켜섰던 교복입은 떠꺼머리 학생이 쑥쓰러운듯 나서기까지 그에게 눈길을 주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당시 고교 2년생이었던 소년은 "아는 형따라 놀러갔다가 한번 불러본 노래"로 그자리에서 발탁됐다.
소년의 이름은 박효신(19).
그는 고등학교 졸업후 1년6개월여의 준비끝에 지난 1월 팝발라드 "해줄수 없는 일"을 내놓으며 가요계의 "무서운 아이"로 급부상했다. 10대 가수야 천지지만 "빼어난 가창력"을 넘는 호소력을 지닌 그에게서 사람들은 임재범,마이클 볼튼,제임스 잉그램,루더 밴더라스의 가능성을 찾는다.
정통 R&B(리듬 앤 블루스)를 구사하는 박효신이 4월초 강렬한 록과 몸짓으로 관객을 만난다.
국내 최초의 체육관 뮤지컬 "락햄릿"(조광화 작.전훈 연출,4월3~11일 장충체육관)의 주인공 햄릿역이다.
7옥타브를 넘나드는 가창력으로 인정받는 동갑내기 여가수 진주(오필리아역)와 호흡을 맞춘다.
지난해 11월 호암아트홀 초연 당시의 신성우-리아 커플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신세대와 기성세대 사이에서 방황하는 젊은이로서의 햄릿이예요.
제가 목소리는 어른같은데 얼굴은 신세대라서 뽑아주신 것 같아요"
박효신의 나이답잖은 감정표현은 상상력의 발로다.
"미팅은 많이 해봤지만 여자친구는 없어요. 그냥 사랑하면 어떨까.
이별하면 어떤 기분일까 상상하면서 불러요"
노래하는게 너무 신나고 재미있지만 춤이나 연기는 서툴다고 그는 말한다.
그에게 제일 "고역"은 유곽 창녀들의 유혹 장면.
여인들이 햄릿의 온몸을 어루만지는 신은 낯이 뜨거워져 아직 엄두를 못내고 있다.
모든 것이 새로운 효신에 비해 데뷔 3년차로 가요계 선배이자 여러편의 뮤지컬에도 출연했던 진주는 한결 여유가 있다.
"뮤지컬이 좋아요. 앤드루 로이드 웨버의 음악에 정신없이 빠져보기도 했구요. 도도하면서도 도발적이고 광기가 넘치지만 영혼이 아름다운 오필리어를 그리려 합니다"
새천년판 "락햄릿"은 연극이라기보다 공연의 색깔이 짙은 "콘서트형 뮤지컬".
무대위에 함께 선 밴드와 7개의 스탠딩 마이크,바람 불꽃 드라이아이스 등을 동원해 젊음과 자유,광기와 반항을 마음껏 내뿜는다.
매일 오후 3시부터 10시까지 맹연습을 하고 있지만 둘은 전혀 지친기색이 없이 서로를 보듬는다.
진주는 "노래는 말할 것도 없고 참 순수하다"며 효신을 치켜세운다.
효신은 "누나(진주가 한해 일찍 학교에 들어갔다)야말로 좋은 가수"라며 올려준다.
락햄릿 공연후엔 나란히 콘서트(효신 4월 17~18일,진주 20~23일,대학로 라이브 1관)도 잡혀있다.
음악 이야기를 할때는 진지하기 그지없는 두사람이지만 앳된 티는 감출 수 없다.
DDR보다 펌프가 훨씬 재미있다고 목청을 돋우고 서로 밥을 많이 먹는다고 놀려댄다.
볼에 여드름이 돋은 효신은 "그런데 미소년이라고 써주시면 안될까요"라며 머리를 긁적인다.
옅은 화장 아래로 보송보송한 솜털이 엿보이는 진주도 "저야말로 미모로 승부하는데"라며 함께 박장대소다.
"무서운 아이들"의 재주에 새삼 놀라워하자 그들은 "량현량하도 있는데요 뭘"이라며 또한번 까르르 웃었다. 1588-7890
글=김혜수 기자 dearsoo@ ked.co.kr
마포의 한 음반기획사 녹음실앞에 사람들이 웅성웅성 몰려들었다. 헐레벌떡 달려온 기획사 간부들이 녹음실 문을 벌컥 열어제쳤다.
"조금전에 노래한 사람 누구야"
허스키하면서도 투명한 음색,가슴 밑바닥까지 헤집고 드는 촉촉하고 감미로운 느낌,능란하게 실어내는 감정의 높낮이.사람들은 방금 들려온 노래의 주인공을 찾기위해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전데요"
저만치 비켜섰던 교복입은 떠꺼머리 학생이 쑥쓰러운듯 나서기까지 그에게 눈길을 주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당시 고교 2년생이었던 소년은 "아는 형따라 놀러갔다가 한번 불러본 노래"로 그자리에서 발탁됐다.
소년의 이름은 박효신(19).
그는 고등학교 졸업후 1년6개월여의 준비끝에 지난 1월 팝발라드 "해줄수 없는 일"을 내놓으며 가요계의 "무서운 아이"로 급부상했다. 10대 가수야 천지지만 "빼어난 가창력"을 넘는 호소력을 지닌 그에게서 사람들은 임재범,마이클 볼튼,제임스 잉그램,루더 밴더라스의 가능성을 찾는다.
정통 R&B(리듬 앤 블루스)를 구사하는 박효신이 4월초 강렬한 록과 몸짓으로 관객을 만난다.
국내 최초의 체육관 뮤지컬 "락햄릿"(조광화 작.전훈 연출,4월3~11일 장충체육관)의 주인공 햄릿역이다.
7옥타브를 넘나드는 가창력으로 인정받는 동갑내기 여가수 진주(오필리아역)와 호흡을 맞춘다.
지난해 11월 호암아트홀 초연 당시의 신성우-리아 커플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신세대와 기성세대 사이에서 방황하는 젊은이로서의 햄릿이예요.
제가 목소리는 어른같은데 얼굴은 신세대라서 뽑아주신 것 같아요"
박효신의 나이답잖은 감정표현은 상상력의 발로다.
"미팅은 많이 해봤지만 여자친구는 없어요. 그냥 사랑하면 어떨까.
이별하면 어떤 기분일까 상상하면서 불러요"
노래하는게 너무 신나고 재미있지만 춤이나 연기는 서툴다고 그는 말한다.
그에게 제일 "고역"은 유곽 창녀들의 유혹 장면.
여인들이 햄릿의 온몸을 어루만지는 신은 낯이 뜨거워져 아직 엄두를 못내고 있다.
모든 것이 새로운 효신에 비해 데뷔 3년차로 가요계 선배이자 여러편의 뮤지컬에도 출연했던 진주는 한결 여유가 있다.
"뮤지컬이 좋아요. 앤드루 로이드 웨버의 음악에 정신없이 빠져보기도 했구요. 도도하면서도 도발적이고 광기가 넘치지만 영혼이 아름다운 오필리어를 그리려 합니다"
새천년판 "락햄릿"은 연극이라기보다 공연의 색깔이 짙은 "콘서트형 뮤지컬".
무대위에 함께 선 밴드와 7개의 스탠딩 마이크,바람 불꽃 드라이아이스 등을 동원해 젊음과 자유,광기와 반항을 마음껏 내뿜는다.
매일 오후 3시부터 10시까지 맹연습을 하고 있지만 둘은 전혀 지친기색이 없이 서로를 보듬는다.
진주는 "노래는 말할 것도 없고 참 순수하다"며 효신을 치켜세운다.
효신은 "누나(진주가 한해 일찍 학교에 들어갔다)야말로 좋은 가수"라며 올려준다.
락햄릿 공연후엔 나란히 콘서트(효신 4월 17~18일,진주 20~23일,대학로 라이브 1관)도 잡혀있다.
음악 이야기를 할때는 진지하기 그지없는 두사람이지만 앳된 티는 감출 수 없다.
DDR보다 펌프가 훨씬 재미있다고 목청을 돋우고 서로 밥을 많이 먹는다고 놀려댄다.
볼에 여드름이 돋은 효신은 "그런데 미소년이라고 써주시면 안될까요"라며 머리를 긁적인다.
옅은 화장 아래로 보송보송한 솜털이 엿보이는 진주도 "저야말로 미모로 승부하는데"라며 함께 박장대소다.
"무서운 아이들"의 재주에 새삼 놀라워하자 그들은 "량현량하도 있는데요 뭘"이라며 또한번 까르르 웃었다. 1588-7890
글=김혜수 기자 dearsoo@ 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