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회 광주비엔날레] '人+間' .. 아시아 최대의 미술축제

"인+간"

아시아 최대의 미술축제로 자리잡은 광주 비엔날레는 올해(3회) 주제를 "인간"과 "공간"으로 삼았다. 새천년이 열린 시점에서 "인간"을 돌아보고 그 "관계"와 "상황"을 재정립해보자는 의도다.

이 주제아래 세계 46개국에서 2백47명의 작가가 3백94점의 작품을 들고왔다.

설치 그림 조각 사진...다양한 장르를 망라한 작품들이 서로 다른 모습으로 "인간"을 말한다.

이전 행사가 서구 유명작가를 중심으로 "눈길모으기"에 역점을 뒀다면 3회 비엔날레는 서구 비엔날레와의 차별성을 추구했다.

이를 위해 선택된 화두는 "아시아성". 오광수 전시총감독(국립현대미술관장)은 "동서양 예술이 대등한 선상에서 만나는 장으로서 아시아를 중심으로 세계성을 모색하는 정체성을 찾으려 애썼다"고 설명했다.

아시아권 작가의 참여비율을 높이고 가장 위치가 좋은 주전시관 첫번째방을 아시아권에 내준 이유다.

젊은 작가들의 참여가 두드러진 것이나 설치보다 평면회화를 늘린 것도 달라진 것들이다. 아시아 권역에 들어서면 특별상 수상작가인 토야 시게오의 "경계로부터V"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소년의 유아살해사건을 소재로 한 작품.

앞쪽에 사람을 삼켜버릴듯한 나무동굴이 뚫린 설치물 뒤쪽에는 거대한 나무뿌리가 길게 이어져 아이를 잃은 어머니의 비통함과 절규를 형상화했다.

오세아니아와 짝을 이룬 한국 권역에서는 대상후보작으로 마지막까지 치열한 경합을 벌인 임영선(숙주의 방),미술기자상을 수상한 김호석을 비롯해 윤석남 김태곤등이 작품을 전시했다.

북미권역은 "자화상"을 통해 주제에 접근한다.

화려한 색채나 조형성이 돋보이는 사진작품이 주로 걸렸다.

회화적 기법의 자화상으로 이름난 척 클로스는 사진과 홀로그램을 이용한 새로운 기법의 자화상을 보여준다.

존 코플란,글렌 라이곤,마이클 데이비스등의 작품도 눈에 띈다.

작품 사이사이에 걸린 대형 거울들은 관객들이 얼굴을 비추어보도록 함으로써 주제를 더욱 부각시킨다.

유로아프리카 권역은 유럽이면서도 그동안 소외됐던 지중해 연안과 아프리카를 중심으로 선발됐다.

피터랜드 굴슨 카라무스타파 비거트&벅스트롬등이 참여했다.

특히 올해는 광주 민주화 운동 20주년이라는 점에서 그 정신과 의미를 기리기 위한 기획도 함께 마련됐다.

특별전 "예술과 인권"은 한국의 민중미술운동을 중심으로 인간성을 말살하는 전쟁 차별 억압의 현장을 생생히 되살려낸다.

영원한 예술의 주제인 "성"을 테마로 한 특별전 "인간과 성"은 일반관객들에게 많은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전시관 초입 뜰에 설치된 거대한 남근 조각들이 에로틱한 기운을 내뿜는다.

일본 한국등지의 노골적인 춘화부터 게이부부,성기,남성얼굴을 한 여성같은 파격적인 사진 작품들이 많다.

역시 특별전으로 마련된 "한.일 현대미술의 단면"도 놓치기 아깝다.

1970년대 산업화의 산물인 한국의 단색화(모노크롬)와 일본 모노화를 나란히 놓고 비교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하종현 김창렬 다카야마 노보루등의 작품을 볼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