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광장] 가계/기업/정부, 에너지 더 절약할때 .. 이강후

이강후

최근 국제원유가격이 다소 오름세가 꺾이긴 했지만 여전히 비싼 수준으로서 세계경제에 그림자를 지게 하고 있다. 99년초 배럴당 10달러미만이던 원유가격이 (우리나라 수요의 70% 이상을 수입하는) 두바이산 원유의 경우 최근에는 최고 28달러까지 치솟았었다.

다행히 지난 3월28일 석유수출기구(OPEC)가 국제 유가안정을 위해 4월1일부터 하루 1백45만배럴씩 증산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합의된 증산량은 기대에 훨씬 못미치는 수준이다. 상승요인은 늘 잠재하고 있어 석유전량을 해외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로서는 불안하기만 하다.

이같은 국제원유가의 상승은 우리나라 국제수지에 비상이 걸리게 하고 있다.

세계 네번째 원유수입대국인 우리나라는 국내에서 사용하는 전체에너지의 97%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때문에 국제원유가의 상승은 곧바로 국제수지에 마이너스효과를 준다.

이렇게 고유가가 지속될 경우 올해 우리나라는 50억달러 이상을 추가로 지출하게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가 에너지를 해외로부터 수입하는데 사용한 외화는 2백23억달러로 총 수입액의 약 20%를 차지하고 있다. 올해엔 원유가 상승으로 무려 3백억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에너지 절약을 통해 외화지출을 최대한 억제하는 것이다.

가계 기업 정부 모두 혼연일체가 되어 에너지절약에 혼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우리 국민들이 10%의 에너지를 절약할 경우 30억달러에 달하는 막대한 외화를 절약할 수 있다.

즉 국제수지 문제도 상당수준 해결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러한 에너지절약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실천 의지가 매우 요구된다.

우리 가정에서 손쉽게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은 집의 조명등을 고효율조명등으로 바꾸는 것이다.

고효율조명등 이용을 통해 조명소비전력의 20%만 줄여도 1백만kW급 발전소 1기의 발전량에 해당하는 전력을 절감할 수 있어 1조6천억원의 원자력발전소 건설비를 줄일 수 있다.

기업은 가장 많은 에너지를 소비, 에너지절약 의무가 가장 크다.

고효율생산기자재의 사용을 위한 투자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일정기간 자발적으로 몇%의 에너지절약을 정부와 약속하는 자발적 협약제도(VA)에 보다 많은 기업의 참여가 요청된다.

또 기업에서 별도의 시설투자비없이 에너지절약효과를 얻을 수 있는 에너지절약전문기업(ESCO)을 활용하는 방법을 권하고 싶다.

현재 정부는 에너지절약을 위해 많은 예산을 사용하고 있다. 그렇지만 정부는 보다 강력한 에너지절약 유인을 위해 예산, 금융 및 세제면에서 지원을 더욱 강화해 가야 할 것이다.

아울러 정부는 태양광, 태양열, 풍력, 수소에너지, 연료전지 등 대체에너지의 개발과 보급에 투자재원을 보강해 에너지위기 때마다 취약한 우리의 에너지소비구조를 근본적으로 개선해 나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