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웨어] 우즈/파니빅/노먼/팔도...필드의 개성파

우리 시대 프로 골퍼중 최고 멋쟁이는 누구일까.

필드에서는 멋진 롱코트를 입을 수도 없고 섹시한 핫팬츠를 걸칠 수도 없지만 주어진 규정과 한정된 아이템만으로도 최고의 분위기를 연출할 줄 아는 몇몇 유명골퍼들이 존재한다. 타이거 우즈,예스퍼 파니빅,그레그 노먼,닉 팔도 그리고 지금은 고인이 된 페인 스튜어트까지.

그들의 패션에는 각각의 플레이 스타일과 개성,독특한 습관과 징크스,옷을 통한 암시 등이 숨어 있어 골프팬들의 흥미를 더해준다.

이중 페인 스튜어트는 골프 패션을 논할때마다 그리워지는 인물이다. 니커보커스 바지에 긴 스타킹,헌터스 캡(사냥모자)의 멋스러운 복장이 그의 트레이드 마크다.

셔츠와 양말에는 늘 페이즐리 무늬나 바둑판 문양처럼 화려하고 고전적인 문양이 그려져 있었다.

사진 작가앞에서 포즈 취하기를 즐기며 래깅스(몸에 착 달라붙는 스타킹같은 바지)같은 과감한 의상을 입는 수고도 마다하지 않았던 스튜어트.자기만의 스타일이 너무나 확고했던 탓에 재미있는 일화도 많다.

한번은 프로암 대회의 동반 경기자들이 모두 스튜어트의 복장을 하고 나왔으나 정작 본인은 황갈색 바지에 둥근 모자를 눌러쓰고 나타나 아무도 그를 알아보지 못했다고 한다.

유럽지역 특히 스웨덴 덴마크 등지의 북구 선수들중에는 스튜어트처럼 독특한 멋을 자랑하는 이들이 여럿 있다. 예스퍼 파니빅이 대표적인 케이스다.

그는 "쫄티"라고 불리는 스트레치 셔츠에 몸에 달라붙는 바지로 몸매 드러내기를 즐긴다.

또 골프복 바지의 주머니는 대부분 옆으로 비스듬히 손을 넣을 수 있도록 디자인돼 있으나 그의 바지는 청바지처럼 위로 열려 있다.

하지만 그의 상징은 뭐니뭐니해도 야구모자의 챙을 위로 올린 모습.

유럽 대 미국 대항전인 라이더 컵에서는 파니빅을 위해 라이더컵 로고를 챙밑에 새겨놓은 모자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코믹하기도 하고 동네 개구쟁이 처럼 천진난만해 보이는 이같은 연출은 어떤 의도에서 나왔을까.

그의 대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얼굴까지 선탠하기 위해서"라는 것.

모자 챙을 내리면 보기싫게 타기 때문이라고 한다.

비교적 트래디셔널풍의 차림을 즐기는 유럽 선수들에 비해 미국선수들의 복장은 자유롭다.

면바지에 헐렁한 셔츠,야구모자가 전부다.

타이거 우즈는 이런 미국스타일을 지키면서 나름대로의 개성을 갖고 있는 선수로 꼽힌다.

평소에는 베이지색 바지에 청색 셔츠,검정색에 흰색셔츠 등 다양한 색상을 즐기지만 파이널 라운드가 열리는 날만은 특별하다.

반드시 까만 바지에 빨간 셔츠,까만 모자를 쓴다.

그 이유에 대한 의견은 분분하다.

그의 어머니가 파이널 라운드가 열리는 일요일에는 성스러운 빨간 색을 입어야 된다고 주문했기 때문이라는 설이 그중의 하나. 또 검정 빨강 검정의 컬러 배열이 그의 이름인 호랑이를 상징하기 때문이라는 풀이도 있다.

설현정 기자 sol@ 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