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유전자배열 해독] 百歲청춘/헬스토피아 '눈앞' .. '의미'

미국의 셀레라 제노믹스가 인간 유전자(DNA)의 염기서열을 밝혀냄으로써 인간의 염원인 "헬스토피아"로 한발 더 다가갈 수 있게 됐다.

암과 백혈병 유전자질환 등의 불치병을 치료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기 때문이다. 셀레라 제노믹스가 밝혀낸 인간 유전자의 염기서열은 "무병 장수"를 위한 중요한 수단으로 사용된다.

우선 암을 앓는 환자의 염기서열과 비교하면 유전자의 어떤 변화로 암이 발생하는지를 규명할 수 있게 된다.

환자에게 맞는 "맞춤약"을 손쉽게 만들어내 불치병을 고칠 수 있게 된다는 얘기다. 또 노인의 유전자와 비교하면 노화를 일으키는 것으로 추정되는 유전자의 변화를 파악할 수 있다.

노화를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노인병 치료에 획기적인 전기가 마련되는 것은 두말할 것도 없다. 셀레라 제노믹스와는 별도로 미국이 주축이 돼 50개국이 진행하고 있는 인간게놈 프로젝트가 조만간 완성되면 헬스토피아는 실현 가능한 세계로 다가 온다.

이번엔 한 사람의 유전자 염기서열이 밝혀졌지만 50개국 공동사업에서는 인종과 환경이 다른 지구촌 인류의 유전자 염기서열 차이가 밝혀지기 때문이다.

염기서열중 개인별로 차이가 나는 것은 0.1% 뿐이다. 바로 이 0.1%의 차이로 각각 다른 피부색과 눈동자 머리색 등이 나타난다.

그 차이가 염기서열의 차이로 확인되면 인종별로 빈발하는 질병의 원인이 되는 유전자도 가려내 근본적으로 치료할 수 있다.

유향숙 생명공학연구소 유전체연구단장은 "염기서열을 활용하면 한국 사람에게 빈발하는 위암 간암 등의 원인을 밝혀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유전병의 원인도 밝혀 낼 수 있다.

유전병은 조상으로부터 자자손손에게 전달되는 유전자의 특정부분이 변화돼 발생하는 질병이기 때문에 염기서열 비교로 확인이 가능해진다.

직업병 치료에도 큰 도움이 된다.

생활하는 환경의 차이로 손상되는 유전자가 달라지고 이것이 질병으로 나타나는게 직업병.

그러나 정상인과 특정 직업군에 종사하는 사람의 유전자를 비교하면 차이가 확인되고 치료도 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헬스토피아가 완전히 열리려면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하다.

셀레라 제노믹스가 밝힌 30억쌍의 염기서열은 A(아데닌) G(구아닌) C(시토신) T(티민) 등 4가지 염기의 무의미한 배열에 불과하다.

50개국 공동프로젝트에서도 곧 이같은 수준은 밝힐 예정이다.

밝혀진 염기서열의 정체와 기능을 확인하는 작업이 뒤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질병을 치료하는 약을 만들어 내려면 어떤 염기서열 부위가 무슨 기능을 하는지를 밝혀내야 한다.

또 여러 기능 부위간의 상호작용도 파악해야 한다.

자외선이나 공해물질 등으로 어느 염기 서열이 어떤 양상으로 변화하는지도 찾아내야 한다.

멀지않아 후속작업도 진전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이같은 헬스토피아에 대한 염원에도 불구하고 인간 유전자 염기서열 공개가 자칫 "인간 생산"의 수단으로 악용될 소지가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신의 영역"에 대한 도전이 불러올 재난에 대한 걱정이다. 또 개인별 유전자 염기서열이 공개됨으로써 인간에 대한 통제수단으로 사용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김도경 기자 infofest@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