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불안 '네탓 공방'..野 "북한특수 때문"-與 "관련주가 올라"

주가하락 등 불안한 경제상황의 책임 문제를 둘러싼 여야간 공방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

한나라당은 7일 주가하락과 외국인 투자자의 동요가 김대중 대통령의 "북한특수" 발언 탓이라며 "여당책임론"을 제기했다. 민주당은 한나라당이 주식시장의 기본 원리도 이해하지 못한 채 말도 안되는 주장을 하고 있다고 맞받아쳤다.

한나라당 홍사덕 선대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주가가 폭락하고 경제위기론이 대두되는 이유는 김 대통령의 북한특수 발언 이후 외국인 투자자들이 동요하기 때문"이라며 북한특수 계획의 중단을 요구했다.

한나라당은 또 "최근 비정상적인 코스닥시장 붕괴는 1960년대 증권파동처럼 정치자금 조성 때문"이라며 총선후 진상조사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김원길 선대위 정책위원장은 이에 대해 "종합주가지수의 하락 속에서도 북한특수 발언이 나오자 건설 및 경공업 관련주는 오히려 상승세를 보였다"며 "북한특수가 구체화되면 주식시장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김 위원장은 "북한의 경제 상황이 좋지는 않지만 부존 자원이 없는 나라가 공업화에 성공한 전례가 많은 만큼 북한과의 경협 강화는 우리 기업 및 주식시장에 큰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또 주가 조작설과 관련, 기관과 외국인 투자가의 비중이 높아진 상황에서 주가 조작이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반격했다. 김 위원장은 "자기들이 옛날에 그랬기 때문에 우리도 그러리라고 유추하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터무니없는 주장에 대해서는 반드시 고발해서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준영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을 통해 정치권의 경제논쟁 중단을 촉구한 후 "한국에 상주하고 있는 외국인들은 현재의 정치권 경제논쟁이 앞으로 개혁정책에 어떻게 반영될 것인가를 주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여야의 공방과는 아랑곳 없이 이날 종합주가지수는 무려 33.03포인트 오른 837.38에 마감됐다.

정태웅.김남국 기자 redael@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