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출신 기업인 4명 내달 방북 .. 장치혁/강성모 회장 등

강성모 린나이코리아 회장(68.함남 북청), 장치혁 고합 회장(66.평북 영변)과 조창석 삼영모방공업 회장(73.평북 정주), 백성학 영안모자 회장(60.함남 원산) 등 이북출신 기업인 4명이 남북정상회담 합의 이후 처음으로 다음달 북한을 방문한다.

이들은 베이징과 평양을 거쳐 고향 땅을 밟을 예정이다. 이에 앞서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고향투자협의회 회장을 맡은 장치혁 회장이 이달말 베이징에서 북측과 방북을 위한 마무리 접촉을 갖는다.

고향투자협의회의 북측 파트너는 남북정상회담 합의를 이끌어낸 조선아시아태평양위원회여서 재계인사의 단체방북 성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재계는 전망했다.

44년만에 고향 땅을 밟게된 강 린나이코리아 회장은 11일 "''북청 물장수''로 유명한 고향인 북청 인근지역에 5백만달러를 들여 북한 실정에 맞는 연탄보일러나 기름보일러 공장을 세울 계획"이라며 "일부 제품은 북한주민을 돕는데 쓰고 나머지는 중국이나 러시아로 수출하겠다"고 말했다. 남한 기업인들이 단체로 북한의 고향을 찾아 투자계획을 밝히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백성학 회장은 연간 1억5천만달러어치의 모자를 수출하는 세계 최대의 모자 생산업체인 영안모자를 운영하고 있다.

그는 고향인 함남 원산 현지에서 모자를 생산하는 사업을 추진중이다. 또 섬유 의류 생산.수출업체인 삼영모방공업을 경영하는 조창석 회장은 이번 두번째 방북을 통해 평양과 가까운 평북 정주에 고향투자 계획을 밝힐 계획이다.

장치혁 고합 회장은 지난 95년 북한의 광명성 총회사와 합영회사를 설립, 추진해온 대북투자 사업의 타당성을 다시 검토하고 있다.

고합은 북한의 평양 남포 나진 선봉 등에 의류 봉제 직물 등 4개 사업을 추진해 왔으나 최근 자금사정으로 어려움을 겼었다. "고향방문투자단" 방북을 추진중인 전경련은 이와관련, 오는 24일 남북경협위원회를 열어 진행 상황을 점검할 예정이다.

실향민 출신 기업인들의 고향투자를 추진해온 고향투자협의회는 지난해 11월 기업인 등 10명으로 구성돼 출범했다.

발기인으로 이번에 방북하는 4명외에 박승복 샘표식품 회장, 홍두영 남양유업 회장, 함태호 오뚜기식품 회장, 김종하 고합그룹 고문 등 기업인과 동훈 남북평화통일연구소장, 곽회정 국가안보정책연구소장 등 북한관련 학자 2명이 포함됐다.

고향투자협의회 회원들은 이번 방북에 이어 차례로 북한을 단체방문, 고향투자를 모색할 예정이다.

고향투자협의회 소속 회원은 아니지만 안유수 에이스침대 회장도 개인적으로 고향인 황해도 사리원에 5백만달러 이상을 투자, 침대공장을 지을 계획이다. 에이스침대는 이를 위해 북한을 여러 차례 방문했으며 연내 구체적인 계획을 확정해 내년부터 북한 공자을 가동키로 했다.

정구학 기자 cgh@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