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벤처와 대기업문화의 만남 .. 김중웅 <현대경제硏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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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열풍이 지속되면서 노동시장에 지각 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안정적인 직장에 다닌다고 부러움을 사던 엘리트 관료나 대기업 사원들이 아직 미래가 불확실한 벤처기업으로 대거 자리를 옮기고 있다. 벤처기업간에도 노동이동이 빈번히 일어나 종래에 중시되던 평생직장 개념은 크게 흔들리고 있다.
벤처기업으로 인력의 대이동이 발생하고 있는 것은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다.
무엇보다 금전적인 요인이 적지 않다. 코스닥으로 돈이 몰리면서 벤처기업의 주가가 급등했고 그 직원들중에 스톡옵션이나 우리사주로 고소득을 올린 사람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게다가 획일적인 구속보다 자유를 추구하는 N세대의 취향에 벤처기업이 더 잘 맞기 때문이기도 하다.
대기업에서 전형적으로 나타나는 중앙집권적인 피라미드 조직에서는 개개인의 자율성과 창의성이 제약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벤처기업의 경우에는 복장 파괴나 유연한 근무시간에서 단적으로 보여주듯이 종업원 개개인의 자율성이 최대한 보장되어 있는 것이다.
이러한 인력의 이동에 따라 노동시장에 질적인 큰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특히 전통적인 대기업의 반격 즉 우수한 인력을 보존하기 위해 대기업이 기존 인사관리시스템을 개혁하면서 벤처기업의 조직 문화가 대기업에도 전반적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 연공서열보다는 능력이 중시되고 기업간 노동이동이 빈번해지며 노동시장의 유연성이 제고될 것이다.
종업원의 가치가 노동시장의 수급에 의해 결정되면서 보상이 과소하거나 과도하게 이루어질 여지가 줄어들고 있다.
상명하달의 조직문화가 약화되는 대신 종업원 개개인에게 보다 많은 자율성이 부과되고 근무여건도 보다 자유로워질 전망이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에 따른 문제점도 적지 않다.
우선 다수의 인력이 벤처기업으로 몰려가면서 기존 대기업 특히 주요 제조업체에 과도기적으로 인력 공동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상대적 박탈감에서 벗어나지 못한 잔존 인력들의 근로의욕이 저하되는 문제도 심각하다.
이러한 인력 부족과 조직 분위기의 침체가 제조업의 위축으로 연결되는 상황이 와서는 곤란하다.
벤처부문으로 인력이 과잉 이동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이런 일이 벌어지면 개인은 경우에 따라서는 자칫 실업이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보상을 감수해야 한다.
사회적 관점에서도 자원이 비효율적으로 배분되는 셈이다.
이직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거래비용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이런 점에서 전통 대기업들은 가급적 빨리 수직적인 조직을 수평적으로 만들고 업무설계 방식과 보상 시스템을 개혁해 종업원의 자율성이 최대한 존중되고 창의력이 극대화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다만 벤처식 조직문화만이 능사는 아니라는 점에도 유념해야 할 것이다.
조직사회에서 경쟁원리가 지나치게 추구되면 구성원간의 조화와 협력이라는 조직가치가 훼손될 가능성이 크다.
더구나 조직가치는 한번 깨지면 복구하기 힘든 공공재적 성격이 있어 더욱 문제다.
지난 80년대에는 일본의 노동시장 특히 조직 가치를 중시하는 연공서열형 종신고용제가 일본의 경제발전을 뒷받침했던 신기의 하나로 각광받았다.
일본과 유사한 점이 많았던 우리의 노동시장도 이런 점에서 서구와는 다른 경쟁력이 있다고 여겨져 왔다.
그러나 지금은 이러한 시스템이 오히려 경제의 비효율을 초래하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종래의 노동시장 시스템은 개개 종업원의 창의력을 극대화시키지 못하는 단점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화합과 협력을 가능케 하는 장점까지 무시해버릴 수는 없다.
더구나 일의 성질에 따라서는 경쟁보다는 오히려 협력이 효율성을 높이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남이 만들어 놓은 새로운 유행을 단지 쫓아가는 것만으로는 남을 앞서기 어렵다.
새로운 것을 재빨리 흡수하는 한편으로 우리 고유의 장점을 살려나가는 것에서 우리만의 경쟁력이 나온다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
이런 점에서 조직가치의 중시와 같은 전통적인 대기업 인사관리시스템의 장점을 최대한 살려 나갈 필요가 있다.
앞으로 지식기반 경제가 가속화됨에 따라 인력의 재배치는 피할 수 없는 대세다.
그러나 전통적인 대기업에는 인력 공동화 현상이 발생하면서도 벤처부문에는 미취업자가 대기하고 있는 비효율적인 상황을 피하기 위해서는 벤처식 기업문화를 흡수하려는 대기업의 노력이 중요하다. 벤처식 기업문화의 장점을 최대한 살리면서 조직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조직가치를 동시에 존중하는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
jwkim@hri.co.kr
안정적인 직장에 다닌다고 부러움을 사던 엘리트 관료나 대기업 사원들이 아직 미래가 불확실한 벤처기업으로 대거 자리를 옮기고 있다. 벤처기업간에도 노동이동이 빈번히 일어나 종래에 중시되던 평생직장 개념은 크게 흔들리고 있다.
벤처기업으로 인력의 대이동이 발생하고 있는 것은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다.
무엇보다 금전적인 요인이 적지 않다. 코스닥으로 돈이 몰리면서 벤처기업의 주가가 급등했고 그 직원들중에 스톡옵션이나 우리사주로 고소득을 올린 사람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게다가 획일적인 구속보다 자유를 추구하는 N세대의 취향에 벤처기업이 더 잘 맞기 때문이기도 하다.
대기업에서 전형적으로 나타나는 중앙집권적인 피라미드 조직에서는 개개인의 자율성과 창의성이 제약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벤처기업의 경우에는 복장 파괴나 유연한 근무시간에서 단적으로 보여주듯이 종업원 개개인의 자율성이 최대한 보장되어 있는 것이다.
이러한 인력의 이동에 따라 노동시장에 질적인 큰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특히 전통적인 대기업의 반격 즉 우수한 인력을 보존하기 위해 대기업이 기존 인사관리시스템을 개혁하면서 벤처기업의 조직 문화가 대기업에도 전반적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 연공서열보다는 능력이 중시되고 기업간 노동이동이 빈번해지며 노동시장의 유연성이 제고될 것이다.
종업원의 가치가 노동시장의 수급에 의해 결정되면서 보상이 과소하거나 과도하게 이루어질 여지가 줄어들고 있다.
상명하달의 조직문화가 약화되는 대신 종업원 개개인에게 보다 많은 자율성이 부과되고 근무여건도 보다 자유로워질 전망이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에 따른 문제점도 적지 않다.
우선 다수의 인력이 벤처기업으로 몰려가면서 기존 대기업 특히 주요 제조업체에 과도기적으로 인력 공동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상대적 박탈감에서 벗어나지 못한 잔존 인력들의 근로의욕이 저하되는 문제도 심각하다.
이러한 인력 부족과 조직 분위기의 침체가 제조업의 위축으로 연결되는 상황이 와서는 곤란하다.
벤처부문으로 인력이 과잉 이동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이런 일이 벌어지면 개인은 경우에 따라서는 자칫 실업이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보상을 감수해야 한다.
사회적 관점에서도 자원이 비효율적으로 배분되는 셈이다.
이직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거래비용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이런 점에서 전통 대기업들은 가급적 빨리 수직적인 조직을 수평적으로 만들고 업무설계 방식과 보상 시스템을 개혁해 종업원의 자율성이 최대한 존중되고 창의력이 극대화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다만 벤처식 조직문화만이 능사는 아니라는 점에도 유념해야 할 것이다.
조직사회에서 경쟁원리가 지나치게 추구되면 구성원간의 조화와 협력이라는 조직가치가 훼손될 가능성이 크다.
더구나 조직가치는 한번 깨지면 복구하기 힘든 공공재적 성격이 있어 더욱 문제다.
지난 80년대에는 일본의 노동시장 특히 조직 가치를 중시하는 연공서열형 종신고용제가 일본의 경제발전을 뒷받침했던 신기의 하나로 각광받았다.
일본과 유사한 점이 많았던 우리의 노동시장도 이런 점에서 서구와는 다른 경쟁력이 있다고 여겨져 왔다.
그러나 지금은 이러한 시스템이 오히려 경제의 비효율을 초래하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종래의 노동시장 시스템은 개개 종업원의 창의력을 극대화시키지 못하는 단점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화합과 협력을 가능케 하는 장점까지 무시해버릴 수는 없다.
더구나 일의 성질에 따라서는 경쟁보다는 오히려 협력이 효율성을 높이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남이 만들어 놓은 새로운 유행을 단지 쫓아가는 것만으로는 남을 앞서기 어렵다.
새로운 것을 재빨리 흡수하는 한편으로 우리 고유의 장점을 살려나가는 것에서 우리만의 경쟁력이 나온다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
이런 점에서 조직가치의 중시와 같은 전통적인 대기업 인사관리시스템의 장점을 최대한 살려 나갈 필요가 있다.
앞으로 지식기반 경제가 가속화됨에 따라 인력의 재배치는 피할 수 없는 대세다.
그러나 전통적인 대기업에는 인력 공동화 현상이 발생하면서도 벤처부문에는 미취업자가 대기하고 있는 비효율적인 상황을 피하기 위해서는 벤처식 기업문화를 흡수하려는 대기업의 노력이 중요하다. 벤처식 기업문화의 장점을 최대한 살리면서 조직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조직가치를 동시에 존중하는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
jwkim@hr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