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14일자) 새롬-네이버 합병무산의 교훈

새롬과 네이버 합병 무산이 남긴 교훈 새롬과 네이버의 합병계획이 발표된 것은 지난 16일이었다.

총선후 본격적인 기업인수.합병(M&A)이 증시의 최대테마로 부상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인터넷산업은 수익모델이 보다 분명한 기업들을 중심으로 개편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분석되어 왔다.그래서 당시 두기업의 합병계획은 큰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불과 한달이 채 지나지 않아 이들 기업들의 합병은 사실상 무산되었다.

당사자들의 발표에 따르면 주가하락과 이해당사자간 조정 곤란이 주원인이라고는 하지만 우리는 여기서 보다 근본적인 원인에 주목하고자 한다. 새롬이 애초 다음과 네이버와의 합병을 추진했을 때 다음은 특별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는 이유로 불참했다.

실질적으로 보아도 네트워크 서비스인 새롬의 다이얼패드와 검색엔진인 네이버의 결합으로 시너지 효과를 크게 기대한다는 것 자체가 무리였다.

포털과 콘텐츠간, 통신사업자와 포털이나 콘텐츠간, 영상비즈니스와 포털이나 콘텐츠간 결합에서처럼 분명한 범위나 네트워크적인 시너지가 기대되는 것도 아니었고 전자상거래 업체간이나 이동통신업체간에서 보듯 규모의 이익이 기대되는 것도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합병이 시도되었던 이면에는 다소 무리한 기업전략이 고려됐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합병계획 발표당시 새롬은 네이버와의 합병을 통하여 새롬이 향후 홀딩컴퍼니로서 벤처투자와 인큐베이션은 물론 투자업체간 유기적 통합에 주력할 것이라고 했다.

그동안 보다 분명한 자체적인 수익창출 압력을 받아왔던 새롬으로서는 네이버와의 합병으로 이를 다소 희석시키면서 대신 벤처기업 투자에서 이익을 도모하고 동시에 세계시장 진출의 도구로 활용하려 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네이버 역시 코스닥 등록보다는 합병을 통한 간접적인 방식의 기업공개로 손쉽게 자본이득을 취하려는 의도가 더 컸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재 인터넷기업들이 수익원천에 비하여 지나치게 주가가 고평가되어 있다는 지적이 많다.

분명한 수익모델의 확장보다는 상호간 자본이득의 논리가 앞서고 결과적으로 이로 인하여 무산된 이러한 합병해프닝이 되풀이 될 경우 투자가들의 신뢰가 저하되고 인터넷 산업 전반의 내실있는 발전에도 부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것이다. 인터넷산업은 그 속성상 전략적 제휴나 M&A가 핵심적인 전략이다.

이번 일을 교훈삼아 투자가들과 고객들이 모두 수긍할 수 있는 보다 분명한 비전과 사업성을 갖춘 합병모델들이 창출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