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메이커] 낙선운동 이끈 총선연대 '박원순 상임집행위원장'

"홀가분하다. 무거운 짐을 벗은 느낌이다"

이번 16대 총선에서 시민의 낙천.낙선운동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내 새바람을 일으킨 주역인 총선연대 박원순 상임집행위원장이 선거가 끝난 직후 한 말이다. 박 위원장은 선거운동 기간 내내 후보자들보다 더 바빴다.

낙선대상자 86명 가운데 59명을 낙선시키는 "유권자 선거혁명"을 이뤄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그리 유쾌한 기억만 있는 것은 아니다. 낙선운동 3개월 동안 그만두고 싶은 생각이 하루에도 몇번씩 들었다고 한다.

정치개혁을 향한 순수한 열망 하나만으로 시작한 일이지만 정치인들의 불만과 항변,음모론과 유착설 등 근거없는 비난을 들을 때면 진흙탕 같은 정치판 속에 너무 깊숙히 들어와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회의에 빠지기도 했다.

박 위원장은 "이번 낙선운동을 통해 유권자들이 더이상 "방관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정치인들에게 일깨워 줬다"면서 "정치인에게는 대단한 압력이자 유권자에게는 커다란 참여의 동기를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지역감정"이라는 두터운 벽을 허물지 않고는 선거혁명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절감했다고 토로한다.

시민도 바뀌어야 한다는 점이다.

총선연대는 발전적으로 해산한 뒤 정치개혁을 위한 새로운 연대체로 거듭날 예정이다. 낙선운동이 일회성으로 그치지 않고 진정한 정치개혁의 출발점으로 자리매김하도록 새로운 유권자 운동을 준비한다는 것이다.

박위원장은 "훌훌 벗어 던지고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고 말했지만 정치개혁을 위한 새로운 노정이 그를 놓아주지 않을 것 같다.

양준영 기자 tetrius@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