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녁엔 향긋한 봄 내음이 물씬하다.하지만

들녁엔 향긋한 봄 내음이 물씬하다.

하지만 매년 이맘 때가 되면 유난히 알레르기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게 마련이다. 꽃가루 집먼지진드기 황사 애완동물의 털 등으로 인한 알레르기 질환이 여느때보다 많아지는 시즌이 바로 봄철이기 때문이다.

알레르기는 우리 몸에 들어온 항원에 대응하는 항체가 지나치게 많이 생겨 오히려 몸이 축나고 괴로워지는 질환이다.

봄철만 되면 "콧물이 줄줄 흐른다" "눈꺼풀이 가렵다" "감기가 떠나지 않는다"고 호소하는 사람들은 바로 알레르기가 원흉이다. 봄에 유독 알레르기가 심해진다면 꽃가루 알레르기일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이를 환절기 감기정도로 알고 여름이 올 때까지 고통을 참아낸다.

봄철 알레르기질환에 대해 민경업 서울대병원 내과 교수와 김우경 인제대 일산백병원 내과 교수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알레르기의 요인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유전적 소질이 사람에게 여러가지 환경 인자와 작용해 알레르기 질환이 생긴다.

이 질환의 범주에는 기관지천식 알레르기성비염 아토피성피부염 알레르기성결막염 등이 들어간다.

이들 질환은 20세기 들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유전적 요인의 변화라기보다는 실내공기 및 대기오염,폐쇄적 주거환경,가중되는 심신 스트레스 등이 더 큰 요인일 것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환경 관리만 철저히 해도 증상의 호전은 물론 예방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

일상 생활환경에서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것으로는 집먼지진드기 꽃가루 고양이 개 곰팡이 바퀴벌레 등이 있다.

알레르기질환이 있으면 이런 것들로 인해 증상이 유발되는지 알레르기 피부시험을 실시해봐야 한다.

예컨대 집안청소를 하거나 이불을 정리할때 숨이 차고 재채기 기침 등이 나오면 집먼지진드기가 원인일 가능성이 높다.

꽃가루에 의한 알레르기는 공기 중에 꽃가루가 날아다니는 봄철이나 가을철에만 증상이 심하다.

계절별로는 봄에는 나무, 초여름에는 잔디, 초가을에는 잡초의 화분이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주범이다.

봄철에는 오리나무 소나무 느릅나무 자작나무 단풍나무 버드나무 참나무 일본삼나무 등이 알레르기를 유발하는데 4~5월께 절정을 이룬다.

5월에 버드나무 사시나무 플라타너스에서 날리는 솜털은 꽃가루가 아니라 씨털로서 직접적으로 알레르기를 유발하지는 않지만 점막을 자극해 알레르기 증상을 악화시킨다.

알레르기 증상 =

1) 천식 :기관지가 반복적으로 좁아져 숨이 차고 쌕쌕거리는 천명 소리가 나며 발작적인 기침 등이 천식의 3대 증상으로 꼽힌다.

실제는 이중 하나의 증상만 나타나거나 반복적으로 기침만 하거나 그냥 가슴만 답답하거나 목에 가래가 걸려있는 듯한 증상만을 호소하는 경우도 많다.

2) 계절성 알레르기 결막염 :주로 따뜻하고 바람 많은 날 꽃가루 풀 곰팡이 등에 의해 증상이 나타난다.

갑자기 양쪽 눈이 가렵고 충혈되며 따가움을 느끼게 된다.

심한 경우 눈꺼풀이 부풀고 결막에 부종이 나타나며 점액성 분비물이 나올 수 있다.

3) 아토피성 피부염 :생후 2살까지는 주로 뺨 부위가 빨갛고 꺼실해지고 이마나 두피에 두꺼운 껍질이 생긴다.

이후 10세까지는 팔이나 무릎이 접히는 부위가 가렵고 피부가 두꺼워진다.

대개 피부가 건조해지는 겨울철에 증세가 악화되지만 계절에 관계없이 지속되는 경우도 상당수다.

4) 알레르기성 비염 :집먼지진드기 등에 노출되면 즉시 재채기 가려움증 물같은 콧물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몇 시간이 지나면 코가 막히거나 목뒤로 콧물이 넘어가거나 코 주변에 압박감을 느끼게 된다.

알레르기 치료 =근본적인 치료는 꽃가루등 알레르기 유발물질을 피하는 것이다.

꽃가루가 원인일 경우 4~5월에는 외출을 삼가고 방문이나 창을 잘 닫아 꽃가루가 실내로 유입되는 것을 차단해야 한다.

날씨가 더우면 창문을 조금 열고 공기청정기를 가동하거나 문을 닫은 채 에어컨을 켜는 수밖에 없다.

외출할 때는 꽃가루를 걸러내는 특수필터가 장착된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일반 헝겊 마스크는 효과가 별로 없다.

회피요법은 이론적으로 훌륭하나 실천이 어렵다.

약물요법으로는 항히스타민제 비점막충혈제거제 항콜린제 등을 쓴다. 눈 코 기관지에 직접 투여하는 약물이 많이 나와 있어 전신에 부작용을 주지 않고 상당한 증상개선효과를 거둘수 있다.

정종호 기자 rumba@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