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대주주 '폭락전 대량처분' .. 미국 첨단기업 창업자 등

미국 첨단기업의 창업자나 대주주, 창업자금을 지원한 벤처캐피탈 등 기업 내부사정에 밝은 사람들은 지난주 주가가 폭락하기 전 이미 상당수의 보유 주식을 처분했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이 19일 보도했다.

이들은 지난 2월 한달간 2백22억달러 어치의 주식을 팔아치웠다. 이는 지난해 2월에 비해 다섯배에 달하는 규모이다.

지난 3월 매도액 역시 2월 보다는 줄었지만 한달간 매도액으로는 종전 최고치를 경신했다.

기업의 중역 임원 등 내부자들 역시 엄청난 규모의 주식을 팔았다. "나스닥100지수"를 구성하는 1백개 회사의 내부자들은 지난 2월 한달간 45억달러 어치의 주식을 팔았다.

이는 지난 99년 2월 미국내 모든 기업의 내부자가 팔아치운 주식보다도 많은 것이다.

대표적인 예로 마이크로소프트(MS) 공동창업자인 폴 앨런은 지난 2,3월 MS주식 4천만주를 38억달러에 팔았다. 그는 주당 90~1백1달러에 매각했고 현재 MS 주가는 80달러 안팎으로 내렸다.

인터넷창업사들에 금융지원을 해주는 인터넷캐피털그룹의 임원들은 지난 2,3월 1천7백20만주(20억달러상당)를 1백~1백45달러의 가격에 팔았고 최근 이 회사 주식은 40달러 안팎으로 폭락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기업내부자 등이 지난 2,3월에 집중적으로 주식을 판 것은 이들이 스톡옵션 등을 행사할 수 있게된 기간이 이 때에 집중적으로 몰렸기 때문이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이들이 추가적인 주가상승을 예상했다면 주식을 팔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주가가 내릴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이들이 물량을 시장에 쏟아내 주가 하락을 더욱 부추겼다는 것이다.

결국 기업 내부사정에 밝은 사람들은 주가가 최고치에 접근했을때 주식을 팔아치운 반면 기업 사정에 어두운 일반투자자들만 "상투"를 잡아 엄청난 손해를 입고 있는 셈이다.

김선태 기자 orca@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