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신 계열사주식 편입한도 7%로 축소...신탁재산 운용 애로

다음달부터 투신사들의 계열회사 주식 편입한도가 10%에서 7%로 축소됨에 따라 일부 대기업계열 투신운용사의 경우 신탁재산 운용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우려된다.

또 대기업들이 제2금융권을 이용해 계열사를 편법지원하는 것을 막자는 취지 자체는 공감을 얻는 반면 소위 재벌계열 투신운용사 고객을 위한 대책은 빠져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25일 삼성투신운용의 한 관계자는 "현재 삼성그룹계열 회사들의 싯가총액은 주식시장 전체의 24%수준"이라며 "신탁재산에 이들 주식을 7%만 편입시킬 경우 현실적으로 제대로 된 운용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대기업들이 신탁재산을 이용해 계열사를 불법지원하는 것을 차단하자는 취지는 이해가 가지만 이를 통해 고객이 피해를 본다는 사실은 정책당국이 간과하고 있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삼성투신의 한 펀드매니저는 "어느 회사 주식이든 마음껏 살 수 있는 외국인들과 비교할 때 역차별적인 성격이 강하다"며 "공시제도의 투명화를 통해 시장에서 자율규제토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반면 투신업계 일각에서는 그동안 암암리에 이뤄졌던 대기업들의 불법적인 계열사 지원 행태를 감안할 때 이번 조치는 재벌계열 투신사가 스스로 초래한 결과라는 자성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투신사의 한 관계자는 "펀드운용의 어려움을 토로하는 것과 동시에 바닥으로 떨어진 투신권의 신뢰를 회복시키기 위한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안재석 기자 yagoo@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