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찬밥신세' 제3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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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시장이 개설된 지 한달 가까이 지났다.
평가는 "신통치 않다"로 모아진다. 거래량은 잘해도 1만주를 넘기 힘들다.
10원짜리 요행주문이 판을 친다.
제3시장에 들어왔던 업체들도 "자원퇴출"하는 방안까지 고려할 정도에 이르렀다. 이게 시장이냐는 말이 나올법하다.
그렇다고 제3시장에 들어와 있는 기업들이 껍데기뿐인 회사들은 아니다.
잘나가는 벤처업체도 상당수에 달한다. 국내 벤처업체로는 처음으로 비즈니스모델을 해외에 수출한 업체도 끼여있다.
그러나 주가는 "제3시장 수준"을 못벗어난다.
결국 시장이 제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결론이다. 큰 기대를 했다가 실망하기는 투자자나 해당기업이나 모두 마찬가지다.
알음알음으로 주식을 샀다가 환금성이 보장되지 않는 바람에 낭패를 본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기업들은 왜 주가가 오르지 못하고,거래가 안되는지를 따지는 주주들에게 설명하느라 제일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원인에 대해 여러가지 말이 많다.
거래종목이 아직 몇개 안돼서 그렇다느니,장외스타들의 입성이 늦어져서 그렇다느니 갖가지 분석이 나온다.
다 맞는 말이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것은 시장이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다는 데 있다.
정부부터가 제3시장을 불신한다.
정부당국은 제3시장이라는 말을 쓰지 않는다.
굳이 이상야릇한 "호가중개시스템"이라는 용어를 고집한다.
투자자들을 적극적으로 보호하겠다는 의지가 없는 것으로 비쳐진다.
사실 운용되는 것만 봐도 그렇다.
공시의무를 갖고 있다지만 유명무실하다.
공시의무를 어겨도 실질적인 제재는 없다.
정부당국은 제3시장에서 "묻지마 투자"가 나타날까봐 걱정하는 눈치다.
상하한폭도 없고,신생기업들이 대부분이어서 위험성이 큰 시장인 것은 맞다.
그렇다고 시장을 방치하는 것은 정부가 할 일이 아니라는 지적이다.
더구나 매매차익에 세금까지 떼면서 말이다.
책임을 피하기 위해 발을 아예 담그지 않으려는 게 속내 아니냐는 의심까지 든다.
벤처기업 육성이라는 말이 구두선이 아니라면 정부가 제3시장을 더이상 버려둬서는 안된다는 생각이다.
진정 벤처기업을 육성하겠다면 시장을 투명하게 만들어 참여자들의 신뢰를 받도록 해야 한다.
제3시장 기업에 대한 공시의 의무가 거래소나 코스닥보다 강화돼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잘못 공시를 했을 때는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
최소한의 상하한폭을 둬 투기장화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지적도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다. 우리 경제의 체질개선을 위해 벤처라는 젊은 피가 지속적으로 수혈되기를 바란다면 말이다.
조주현 증권2부 기자 forest@ ked.co.kr
평가는 "신통치 않다"로 모아진다. 거래량은 잘해도 1만주를 넘기 힘들다.
10원짜리 요행주문이 판을 친다.
제3시장에 들어왔던 업체들도 "자원퇴출"하는 방안까지 고려할 정도에 이르렀다. 이게 시장이냐는 말이 나올법하다.
그렇다고 제3시장에 들어와 있는 기업들이 껍데기뿐인 회사들은 아니다.
잘나가는 벤처업체도 상당수에 달한다. 국내 벤처업체로는 처음으로 비즈니스모델을 해외에 수출한 업체도 끼여있다.
그러나 주가는 "제3시장 수준"을 못벗어난다.
결국 시장이 제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결론이다. 큰 기대를 했다가 실망하기는 투자자나 해당기업이나 모두 마찬가지다.
알음알음으로 주식을 샀다가 환금성이 보장되지 않는 바람에 낭패를 본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기업들은 왜 주가가 오르지 못하고,거래가 안되는지를 따지는 주주들에게 설명하느라 제일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원인에 대해 여러가지 말이 많다.
거래종목이 아직 몇개 안돼서 그렇다느니,장외스타들의 입성이 늦어져서 그렇다느니 갖가지 분석이 나온다.
다 맞는 말이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것은 시장이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다는 데 있다.
정부부터가 제3시장을 불신한다.
정부당국은 제3시장이라는 말을 쓰지 않는다.
굳이 이상야릇한 "호가중개시스템"이라는 용어를 고집한다.
투자자들을 적극적으로 보호하겠다는 의지가 없는 것으로 비쳐진다.
사실 운용되는 것만 봐도 그렇다.
공시의무를 갖고 있다지만 유명무실하다.
공시의무를 어겨도 실질적인 제재는 없다.
정부당국은 제3시장에서 "묻지마 투자"가 나타날까봐 걱정하는 눈치다.
상하한폭도 없고,신생기업들이 대부분이어서 위험성이 큰 시장인 것은 맞다.
그렇다고 시장을 방치하는 것은 정부가 할 일이 아니라는 지적이다.
더구나 매매차익에 세금까지 떼면서 말이다.
책임을 피하기 위해 발을 아예 담그지 않으려는 게 속내 아니냐는 의심까지 든다.
벤처기업 육성이라는 말이 구두선이 아니라면 정부가 제3시장을 더이상 버려둬서는 안된다는 생각이다.
진정 벤처기업을 육성하겠다면 시장을 투명하게 만들어 참여자들의 신뢰를 받도록 해야 한다.
제3시장 기업에 대한 공시의 의무가 거래소나 코스닥보다 강화돼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잘못 공시를 했을 때는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
최소한의 상하한폭을 둬 투기장화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지적도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다. 우리 경제의 체질개선을 위해 벤처라는 젊은 피가 지속적으로 수혈되기를 바란다면 말이다.
조주현 증권2부 기자 forest@ 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