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금리 0.5% P 인상 '무게'..고용비용지수 90년이후 최대상승

미국경제에 인플레 우려가 확산되면서 큰폭의 금리인상이 예상되고 있다.

미연준리(FRB)가 물가상승 압력을 누그러뜨리기 위해 금리를 대폭 올릴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그동안 동반폭락사태를 빚어온 미국 등 세계증시에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27일 미 정부가 발표한 경제성장률과 고용비용지수(ECI)는 그동안 점진적인 금리인상에 나설 것이라던 월가의 예상을 크게 바꿔놓았다.

작년 6월이후 5차례에 걸쳐 0.25%포인트씩 점진적으로 금리를 올렸던 연준리가 이번에는 "강력한" 인플레 예방주사를 준비할 것이라는 분위기로 확산되고 있다. 0.5%포인트 이상 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시각이다.

미 상무부는 이날 올 1.4분기 미국경제가 왕성한 소비활동에 힘입어 5.4% 성장했다고 발표했다.

국내총생산(GDP)규모는 세계총생산의 25%를 웃도는 9조2천억달러에 달했다. 이로써 미국경제는 당초 전망치(5.9%)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지난 84년 이후 처음으로 3분기 연속 5%이상의 고성장을 이어가는 활황세를 보였다.

이날 특히 연준리의 공격적인 금리인상 우려를 촉발시킨 것은 ECI였다.

ECI는 월가의 예상치(0.9%)를 크게 뛰어넘은 1.4% 증가했다. 90년이후 최고 상승폭이다.

이는 기업의 임금 부담이 그만큼 높아졌다는 뜻이다.

앨런 그린스펀 의장은 그동안 노동시장 경색으로 노동비용이 높아지면 기업의 비용상승으로 이어져 인플레가 촉발될 것이라고 경계해왔다.

월가에서는 ECI지수가 그린스펀 의장이 특히 중시하는 경기지표라는 점에서 더욱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소비자물가상승률과 함께 인플레의 척도로 중시되는 지표인 GDP디플레이터도 94년 3.4분기이후 가장 높은 3.2%가 올랐다.

인플레 압력이 한층 높아졌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에따라 월가 전문가들의 견해는 내달 16일로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회의에서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는데 그칠 것이라던 당초 예상을 0.5%포인트 인상쪽으로 바꾸고 있다.

메릴린치의 수석이코노미스트인 브루스 스타인버그는 이날 경제지표 발표이후 곧바로 금리인상폭 전망치를 0.5%포인트로 수정했다.

또 6월27~28일 FOMC회의에서도 0.25%포인트 추가인상할 것으로 예상했다.

살로먼 스미스 바니는 현재 연6%인 연방기금금리가 연말까지 연7.5%까지 인상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반면 연준리가 급격한 인상을 자제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골드만삭스의 수석이코노미스트인 윌리엄 더들리는 연준리가 이번에도 0.25%포인트 인상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내달 FOMC회의에 앞서 발표되는 4월 소비자물가지수등 경기지표들의 향방에 따라 연준리가 금리인상폭을 가닥잡을 전망이어서 당분간 증시등 금융시장 불안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박영태 기자 pyt@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