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이슈] '일본의 산업기술전략' .. '혁신정책 추진 방향'

일본은 지난 80년대에서 90년대 중반까지 사실상 각국 기술정책의 패러다임 변화를 선도해 왔다.

일제 상품들이 세계시장을 휩쓸면서 미국과 일본간 무역마찰이 촉발됐고 이는 양국간 특허분쟁으로 비화됐다. 이러한 마찰은 미국과 일본 모두 혁신정책을 변화시키는 계기로 작용했다.

미국은 대학 및 연구소의 엄청난 원천 기술자산의 이전과 활용을 위한 법과 제도 정비에 나서게 되었고,일본은 원천기술과 기초연구 강화에 눈을 돌리게 되었다.

일본의 협동연구제도를 보고 미국은 반독점법을 완화해서 국가협력연구법을 제정하고 기업간 연구개발협력을 촉진하기도 했다. 또한 일본 통산성의 국가연구개발사업은 미국이 산업계와 협력하는 새로운 국가연구개발사업을 도입하는 근거가 됐다.

일본의 기술개발시스템은 "네오 슘페터학파"에 의해 국가혁신체제론으로 발전하기도 했다.

그러나 정보통신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증대하면서 일본식 기술혁신전략이 주춤거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번에 발표된 일본의 산업기술전략은 개척형 혁신을 강조하고 있다.

90년대에 들어와 기술도입 및 개량에서 창조형 혁신으로 이동해 왔던 일본이 이제 대외적으로 분명한 이정표를 천명한 것이다.

법 제도 관행을 고쳐서라도 국가적 차원의 자원동원과 연대를 도모하겠다는 의지도 돋보인다. 정보통신 바이오 환경 등 3대 전략산업에서 고속 압축성장을 통한 추월이 용이하지는 않겠지만 새로운 전략과 제도개혁이 동시에 추구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안현실 전문위원 ahs@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