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정만의 남성탐구] '여의봉'

익명성.

도덕률과 사회적 굴레에 묶여 사는 사람일수록 때론 자신을 감추고 이방인으로서 자유를 만끽하고 싶어한다.그래서 우리나라처럼 경직된 사회에서 사는 사람일수록 낯선 외국에 나가서는 더욱 용감(?)해지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그 사람을 반드시 윤리적으로 문제있는 사람이라고 단정할 순 없다.

오히려 표리의 간격이 좁은 솔직한 성격의 소유자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진료실에서 맞닥뜨리는 환자의 유형도 가지각색이다.

섹스에 관련된 사연을 조금도 쑥스러워하거나 머뭇거리는 기색없이 토해내는 거두절미형도 있다.

"거 있잖아요. 누르면 일어서는 것... 얼마요" 하루는 밑도끝도 없이 단도직입적으로 거래형 진료를 요구하는 60대 후반의 노인이 찾아왔다.

그는 사업상 알게된 사람들과 함께 태국으로 단체여행을 다녀왔단다.

동년배에다 사회적 위치도 엇비슷한 남자들의 모임인지라 쉽게 친숙해졌지만 라이벌 의식도 없지 않은 사이.일행중에는 유별나게 영계타령을 하며 낯살을 찌뿌리게 하는 친구가 있었다.

"60을 넘긴 나이에 무슨 힘이 있다고...내수(內需)에도 미치지 못한 주제에 외빈접대에 수출까지..."

노인은 내심 그 친구를 비웃었다.

그러나 그런 비웃음은 금새 놀라움으로 바뀌었다.

공교롭게도 두사람은 한방을 쓰게 됐는데 영계타령을 일삼던 문제의 친구가 제 물건을 꺼내 실연을 해 보인 것.

불알주머니를 누르자 한가롭게 누워 있던 그의 물건이 몸을 털고 일어나 탐스럽고 늠름한 모습으로 변신하는 경이로운 묘기를 보였다.

자초지종을 듣고 난 그는 폐기 직전에 이른 자신의 물건을 절륜의 방망이로 거듭나게 하기로 마음먹었다.

그의 두 눈으로 확인한 묘기의 실체는 세 조각형 음경보형물이었다.

마음만 먹으면 자연 발기와 비슷한 인공 발기력을 제공하는 쓰리피스(3-piece) 타입.

음낭에 펌프, 발기 기둥 속에 부드러운 실린더를 각각 설치하여 수압의 이동에 의해 자유자재로 발기와 이완을 이루는 수단이다.

더구나 배뇨에도 지장이 없을 뿐 아니라 성감에도 전혀 영향을 주지 않아 피시술자의 90% 이상이 만족해 한다.

음경보형물 수술은 발기부전을 해결하는 가장 확실한 수단이지만 일단 수술을 받게 되면 기존의 자연발기력을 포기해야 하기 때문에 시술여부에 신중한 판단과 결정이 선행되어야 한다.

완전히 주인을 저버리지 않은 물건이라면 잘 어르고 달래서 얼마든지 쓸 수 있기 때문이다.하지만 자연발기를 기대하기 어려운 경우, 음경보형물 수술은 용도 폐기가 임박한 음경을 손오공의 여의봉(如意棒)으로 변환시켜 주는 훌륭한 수단인 것만은 확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