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회...속개...합의서 막판 난항 .. '남북 4차접촉 안팎'

남북정상회담으로 가는 길이 예상외로 순탄치 않다.

남북한이 8일 4차 준비접촉에서도 합의서를 선뜻 타결하지 못한 것은 양측의 이견을 좁히는 일이 그만큼 쉽지 않은 것임을 보여준다. 양측은 이날 회담시작전에는 양측이 "합의서를 거의 타결할 수 있는 상황"(양영식 남측 수석대표) "오늘로 결속하자"(김령성 북측 대표단장)며 합의서 타결을 낙관하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막상 회담이 시작되자 정회와 속개를 거듭하며 난항을 겪었다.

합의서 타결, 왜 늦어지나=양측이 이날 접촉에서도 이견을 완전히 해소하지 못한 것은 절차합의서의 중요성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절차합의서는 남북정상간의 만남은 물론 앞으로 남은 실무회담 등도 모두 이 틀안에서 진행된다는 점에서 양측이 자구 하나하나에 민감하게 매달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절차합의서에는 대표단 구성과 규모, 회담형식, 체류일정, 실무자 접촉 및 선발대 파견, 왕래절차, 편의보장, 취재활동 및 보도 등이 모두 담기기 때문이다.

양측은 이날 오전 10시 회의가 시작한 지 30분만에 상대방이 제시한 합의서를 검토하기 위해 정회한 것을 비롯, 오후 3시 현재까지 모두 5차례나 회의를 중단했다. 특히 오전 11시 40분부터는 기록요원 1명만 배석한 채 양측 수석대표-대표단장간 단독접촉을 2차례 가지면서 타결을 시도했으나 역시 실패했다.

남측 대표단은 오후 1시20분쯤 속개된 대표단 전체접촉에서도 별다른 성과가 없자 점심식사 및 입장정리를 위해 오후 2시43분쯤 일단 판문점 남측지역으로 내려왔다.

무엇이 걸림돌인가=양측은 합의서 안의 14~15개항 가운데 4~5개항에 대해 이날 접촉에서도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의제의 표현 문제와 향후 일정, 위성용 방송장비인 SNG 등 장비반입 문제, 대표단 규모 등이 쟁점이 됐을 가능성이 높다.

의제에 관해선 포괄적으로 표현하자는 데 양측이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기자단 규모와 방송장비 반입 등에 대해서는 여전히 합의를 이루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측은 특히 기자단 규모를 남측이 제시한 80명의 절반 수준으로 줄이자는 주장을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남측의 양 수석대표는 회담전 "실무절차가 완전히 합의됐을 때 경호 의전 통신 분야 실무접촉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혀 실무자 접촉을 한 뒤 절차합의서를 체결하자는 북측 주장을 수용하지 않을 것임을 강력히 시사했다.

서화동기자 fireboy@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