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컬처 21] 인터넷 '가족해체' 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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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진 공동체 문화를 사이버 공간에서 되살린다"
인터넷이 산업사회에서 상실된 가족 및 지역 공동체를 복원시키는 디지털 커뮤티니 공간으로 부상하고 있다.종전 일반 네티즌들의 모임터 역할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실제 오프라인에서 존재하는 다양한 공동체들의 회합장소로 발전하고 있다.
사이버커뮤니티(가상공동체) 전문 사이트에서 이같은 추세는 명확히 드러난다.
프리챌의 경우 3만8천여개의 커뮤니티 가운데 현실에 기반을 둔 모임이 절반을 넘어서고 있다.친목모임이 7천3백여개, 동창회가 5천6백여개에 이르고 있고 순수 가족 커뮤니티도 1천5백여개에 달한다.
인터넷은 가족 사랑방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있다.
빡빡한 일상에 쫓기며 단절됐던 가족간 대화가 사이버 공간에서 다시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싸이월드의 이동형 사장(35).
그는 요즘 한동안 잊고있던 가족간의 정(情)을 만끽하고 있다.
지난해말 개설한 ''우리가족''이라는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전국에 흩어져 사는 형제 친척들과 수시로 만나 얘기를 나눈다.혼자사는 동생의 결혼을 독촉하기도 하고 초등학교 2학년인 조카의 일기를 읽고 평을 해주기도 한다.
다음커뮤니케이션의 이재웅 사장(32)도 마찬가지.
미국에서 태어난 조카를 돌이 지나도록 보지 못했으나 조카가 어떻게 생겼는지, 얼마나 컸는지 잘 알고 있다.
패밀리 커뮤니티에 올라오는 조카의 사진을 자주 보기 때문이다.
또 고양 화정에 사는 삼성중공업 이진세 차장(40)은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들과 서로 털어놓기 힘든 내용을 얘기할때는 e메일을 이용하고 있다.
이들은 모두 인터넷이 그동안 소원해진 가족간 유대를 다시 굳건히 연결해 주고 있다며 한결같이 ''인터넷 공동체론''을 강조했다.
최근엔 인터넷이 새로운 ''이웃 공동체''를 만들어 가고있다.
느슨해진 지역 주민들간 관계 복원은 물론이고 사이버 커뮤니티가 현실 공간으로 이동해 가는 양상까지 벌어지고 있다.
사이버 아파트의 등장이 그 대표적인 사례.
서울 도곡동의 대림 아크로빌 주민들은 따로 마련된 홈페이지에서 반상회를 갖는다.
그동안 썰렁하던 반상회가 이젠 홈페이지 안에서 시끌벅쩍해졌다.
구내 전화도 모두 무료여서 아파트 주민들 모두가 입주 4개월여만에 이웃 사촌이 됐다고 아크로빌 관계자는 밝혔다.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만나 말그대로 ''이웃 사촌''이 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육아 전문사이트 제로투세븐닷컴내 대표적인 주부 커뮤니티 ''부라보콘'' 멤버들은 이미 지역별로 자체 모임을 만들었다.
육아와 가정살림 과정에서 느끼는 고충을 인터넷으로 주고받다 자연스럽게 오프라인으로 커뮤티니가 이전되고 있다.
일산에 사는 직장인 이정호씨(38)도 인터넷 지역 커뮤니티에서 비슷한 연배의 사람들을 사귀어 휴일이면 아파트단지내의 운동장에서 온종일 테니스를 즐기곤 한다.
특히 광통신망이 깔리고 아파트 단지 전체가 구역내통신망(LAN)으로 연결되는 사이버 아파트가 올해에만 50만가구이상 건축될 예정이어서 ''사이버 지역 커뮤니티''는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인터넷이 이같이 상실된 공동체 문화를 다시 일으켜 세우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은 인터넷의 시공을 초월한 커뮤니케이션 기능 때문이다.
예전 같으면 1년에 불과 몇번 만나는 것이 고작이었던 친구나 친척간 모임이 인터넷에서는 수시로 이뤄진다.
물론 인터넷의 역기능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일부 청소년들의 경우 게임에 몰입해 가정에서 대화 시간이 오히려 줄어들고 불건전한 채팅 등에 빠져드는 어른들도 있기는 하다.
그러나 인터넷에 대한 시각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계층간 정보격차등 일부 역기능만 제거한다면 억제하고 산업사회에서 잃어버렸던 인간성 회복도 기대할수 있다는 지적이다.
남궁석 전 정보통신부 장관은 최근 발간한 ''아이 라이프''란 책에서 20세기 산업화가 인간을 소외시켰다고 전제한 뒤 "정보화사회는 사람과 사람간에 따스한 정이 흐르는 휴머니즘을 바탕으로 인간이 중심이 되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특히 이같은 휴머니즘 회복을 위해서는 가족등 다양한 오프라인 공동체를 사이버 공간에서 되살리는 작업을 주도적으로 해나갈 구심체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한국경제신문은 이에 따라 사이버 컬처 21 캠페인을 통해 가족 커뮤니티 무료 개설등 다양한 공동체 문화 복원사업에 본격 나설 계획이다.
김철수 기자 kcsoo@ked.co.kr
인터넷이 산업사회에서 상실된 가족 및 지역 공동체를 복원시키는 디지털 커뮤티니 공간으로 부상하고 있다.종전 일반 네티즌들의 모임터 역할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실제 오프라인에서 존재하는 다양한 공동체들의 회합장소로 발전하고 있다.
사이버커뮤니티(가상공동체) 전문 사이트에서 이같은 추세는 명확히 드러난다.
프리챌의 경우 3만8천여개의 커뮤니티 가운데 현실에 기반을 둔 모임이 절반을 넘어서고 있다.친목모임이 7천3백여개, 동창회가 5천6백여개에 이르고 있고 순수 가족 커뮤니티도 1천5백여개에 달한다.
인터넷은 가족 사랑방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있다.
빡빡한 일상에 쫓기며 단절됐던 가족간 대화가 사이버 공간에서 다시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싸이월드의 이동형 사장(35).
그는 요즘 한동안 잊고있던 가족간의 정(情)을 만끽하고 있다.
지난해말 개설한 ''우리가족''이라는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전국에 흩어져 사는 형제 친척들과 수시로 만나 얘기를 나눈다.혼자사는 동생의 결혼을 독촉하기도 하고 초등학교 2학년인 조카의 일기를 읽고 평을 해주기도 한다.
다음커뮤니케이션의 이재웅 사장(32)도 마찬가지.
미국에서 태어난 조카를 돌이 지나도록 보지 못했으나 조카가 어떻게 생겼는지, 얼마나 컸는지 잘 알고 있다.
패밀리 커뮤니티에 올라오는 조카의 사진을 자주 보기 때문이다.
또 고양 화정에 사는 삼성중공업 이진세 차장(40)은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들과 서로 털어놓기 힘든 내용을 얘기할때는 e메일을 이용하고 있다.
이들은 모두 인터넷이 그동안 소원해진 가족간 유대를 다시 굳건히 연결해 주고 있다며 한결같이 ''인터넷 공동체론''을 강조했다.
최근엔 인터넷이 새로운 ''이웃 공동체''를 만들어 가고있다.
느슨해진 지역 주민들간 관계 복원은 물론이고 사이버 커뮤니티가 현실 공간으로 이동해 가는 양상까지 벌어지고 있다.
사이버 아파트의 등장이 그 대표적인 사례.
서울 도곡동의 대림 아크로빌 주민들은 따로 마련된 홈페이지에서 반상회를 갖는다.
그동안 썰렁하던 반상회가 이젠 홈페이지 안에서 시끌벅쩍해졌다.
구내 전화도 모두 무료여서 아파트 주민들 모두가 입주 4개월여만에 이웃 사촌이 됐다고 아크로빌 관계자는 밝혔다.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만나 말그대로 ''이웃 사촌''이 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육아 전문사이트 제로투세븐닷컴내 대표적인 주부 커뮤니티 ''부라보콘'' 멤버들은 이미 지역별로 자체 모임을 만들었다.
육아와 가정살림 과정에서 느끼는 고충을 인터넷으로 주고받다 자연스럽게 오프라인으로 커뮤티니가 이전되고 있다.
일산에 사는 직장인 이정호씨(38)도 인터넷 지역 커뮤니티에서 비슷한 연배의 사람들을 사귀어 휴일이면 아파트단지내의 운동장에서 온종일 테니스를 즐기곤 한다.
특히 광통신망이 깔리고 아파트 단지 전체가 구역내통신망(LAN)으로 연결되는 사이버 아파트가 올해에만 50만가구이상 건축될 예정이어서 ''사이버 지역 커뮤니티''는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인터넷이 이같이 상실된 공동체 문화를 다시 일으켜 세우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은 인터넷의 시공을 초월한 커뮤니케이션 기능 때문이다.
예전 같으면 1년에 불과 몇번 만나는 것이 고작이었던 친구나 친척간 모임이 인터넷에서는 수시로 이뤄진다.
물론 인터넷의 역기능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일부 청소년들의 경우 게임에 몰입해 가정에서 대화 시간이 오히려 줄어들고 불건전한 채팅 등에 빠져드는 어른들도 있기는 하다.
그러나 인터넷에 대한 시각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계층간 정보격차등 일부 역기능만 제거한다면 억제하고 산업사회에서 잃어버렸던 인간성 회복도 기대할수 있다는 지적이다.
남궁석 전 정보통신부 장관은 최근 발간한 ''아이 라이프''란 책에서 20세기 산업화가 인간을 소외시켰다고 전제한 뒤 "정보화사회는 사람과 사람간에 따스한 정이 흐르는 휴머니즘을 바탕으로 인간이 중심이 되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특히 이같은 휴머니즘 회복을 위해서는 가족등 다양한 오프라인 공동체를 사이버 공간에서 되살리는 작업을 주도적으로 해나갈 구심체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한국경제신문은 이에 따라 사이버 컬처 21 캠페인을 통해 가족 커뮤니티 무료 개설등 다양한 공동체 문화 복원사업에 본격 나설 계획이다.
김철수 기자 kcsoo@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