預保/자산公 묘한 '신경전' .. 투신 공적자금 관련

한국투신과 대한투신에 4조9천억원의 공적자금을 투입하는 문제 때문에 예금보험공사와 자산관리공사가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자산관리공사는 예보에 3조원을 빌려 주는 대가로 예보 보유의 부실채권을 넘기라는 주장이다.반면 예보는 독자적으로 부실채권을 정리하겠다며 이를 수용하지 않을 태세다.

이같은 논란은 예보와 자산관리공사가 자금을 주고받을 수 있는 근거 규정이나 법적인 장치가 마련돼있지 않은데서 비롯됐다.

따라서 앞으로 관련 법 및 시행령 개정 과정에서도 이런 문제들이 적지 않게 이슈화될 전망이다.자산관리공사법에 따르면 자산관리공사는 여유자금이 있더라도 금융기관에 맡기거나 국채 등 유가증권에만 투자할 수 있도록 돼 있다.

예보에 빌려줄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는 것이다.

예보입장에서도 예금자보호법 시행령상 정부 한국은행 은행 금고 증권금융 수출입은행 한아름종금.금고 등으로부터 자금을 빌려쓸 수 있게 돼 있다.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산관리공사가 내놓은 아이디어가 예보의 제일은행 관련 부실채권을 자산관리공사에 넘기는 방안이다.

부실채권 매입이므로 법적으로 걸리는 문제도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예보는 반대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예보 관계자는 "부실채권 매각을 위해 주간사(KPMG)까지 선정해 놓은 상태"라며 "우리가 부실채권을 팔면 자산관리공사보다 더 높은 가격에 팔 수 있다"고 말했다.

예보는 특히 부실채권을 넘길 경우 해당부서 직원들이 유휴인력화될 수 있어 이 문제도 적지 않게 신경쓰는 분위기다.

이같은 예보와 자산관리공사의 신경전은 한투.대투에 대한 자금조성 문제 탓에 생겼지만 근본적으론 두 회사간에 형성돼 있는 라이벌 의식 때문이라는 지적도 없지 않다.

이성태 기자 steel@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