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국 환율 상승에 원화만 하락, "수출기업 채산성 악화"

올해들어 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가치가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반면 수출단가 인상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수출채산성이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무역협회는 업종별 상위 4백대 수출기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수출기업의 적정환율은 달러당 1천1백90원,손익분기점 환율은 1천98원으로 조사됐다고 12일 발표했다. 적정환율은 적정 이윤을 유지하면서 경쟁력 확보가 가능한 환율이다.

무협은 원화가치 상승으로 12일 기준환율이 1천1백9원으로 거의 전 업종에 걸쳐 적정환율보다 낮아 적정 이윤 확보가 어려운 상태라고 설명했다.

특히 중공업의 경우 손익분기점환율이 1천54원인 전자부품(반도체 포함)을 제외하고 모두 현재 환율보다 높아 채산성을 맞추는데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무협은 최대 수출경쟁국인 일본의 엔화가치는 연초 대비 6.7%가 떨어진데 반해 원화가치는 오히려 2.8%가 상승해 수출업체들이 경쟁력 유지에 큰 애로를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더구나 환율이 10% 하락할 경우 채산성 보전을 위해 평균 수출단가를 6% 이상 인상해야 하지만 조사대상업체중 6.8%만 단가인상이 가능하다고 답했다.

나머지 93.2% 업체는 수출단가 인상이 어렵거나 인상하더라도 인상폭이 소폭에 그칠 것이라고 응답했다. 협회 관계자는 "수출기업의 48%가 특별한 환리스크 회피수단을 사용하지 않는다고 응답하는 등 수출업체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이심기 기자 sglee@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