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병무 박사의 '신 인사관리'] (11) '경영자가 가져야 할 자세'

"김교수, E메일을 보냈으면 보냈다고 전화를 해 주어야지. 그런 식으로 총무해서 되겠어?"

한 학회의 총무를 맡고 있는 김 교수가 선배 교수로부터 핀잔을 받은 내용이다. 어떤 기업체의 임원은 "내가 이 나이에 컴퓨터는 배워서 무엇하겠느냐"고 말하며 컴맹탈출을 포기하고 있다.

이것이 바로 오늘 우리의 산업현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현상이다.

젊은 사람들은 컴퓨터에 익숙하고 E메일 사용이 생활화되어 있기 때문에 전화를 하거나 팩스를 이용하는 경우가 점점 줄어드는 추세이다. 또 정보의 바다인 인터넷을 자유자재로 항해하면서 필요한 자료들을 뽑아내고 있다.

디지털 마인드는 일반적으로 직급과 연령에 반비례한다.

직급이 높을수록 나이가 많을수록 디지털 사고는 약해지고 있다. 그러나 산업화세대가 정보화세대를 이끌고 있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라도 앞으로 상당기간 산업화세대가 정보화세대를 리드하는 일이 지속될 것이다.

이러다 보니 리더십이 제대로 발휘되지 못하고 조직 내에 "리더십 지체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따라서 리더가 스스로 변함으로써 리더십 지체 현상을 최소화하지 않는 조직은 많은 비용을 치를 수밖에 없다.

고비용저효율(고비용 저효률)의 리더십이 계속되는 경우 직원들의 사기가 떨어지고 우수한 인재는 직장을 떠나기도 할 것이다.

리더십이 변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특히 산업화세대는 이 땅의 빈곤을 몰아내고 한강의 기적을 이룩한 역전의 용사들이다.

이들의 공로는 절대 과소평가 되어서는 안 된다.

산업화세대의 공로가 물거품이 되지 않도록 경영자는 "고비용 저효율"의 리더십을 지양하고, "저비용 고효률"의 리더십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첫째, 경영자는 지식정보사회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하고 있어야 한다.

지식사회에서 경제성장의 핵심적인 생산요소는 산업설비와 금융에서 지식과 정보로 변화되고 경제운영조직은 계층구조에서 경쟁과 협력을 통한 제휴구조로 전환된다.

또한 기업은 새로운 지식과 이에 기반을 둔 상품과 서비스의 창조자 내지는 지식의 생성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따라서 조직의 경쟁력은 지식을 창조하고 공유하는 문화에 의해 좌우된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둘째, 디지털마인드로 무장하고 지식경영을 실천해야 한다.

지식경영의 기본은 정보기술에 있으므로 정보기술을 이해하고 활용하는 노력을 병행해야 한다.

산업화시대에서는 경험이 절대적으로 중요했기 때문에 후견사회라고 했다.

정보화시대는 먼저 보는 사람이 중요한 선견사회(선견사회)라는 사실을 유념하고 경영자 스스로 디지털마인드로 무장하고 지식경영자로 태어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

셋째, 권한을 위임하고 근로자의 참여를 유도해야 한다.

산업사회의 수직적인 조직형태는 정보화시대가 되면서 효율성을 상실해가고 있다.

고객의 욕구를 신속히 파악하고 반영하려면 조직이 수평적 구조로 변하지 않으면 안 된다.

따라서 경영자는 근로자들이 지식근로자로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도록 부하에게 과감히 권한을 위임하여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해야 한다.

넷째, 능력을 중요시하고 평가를 공정히 해야 한다.

경영자는 조직 구성원들의 현재 능력을 발전시키고 잠재능력을 개발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 주어야 한다.

또한 능력에 대한 평가를 공정히 하여 근로자에게 신뢰감을 심어주어야 한다.

다섯째, 동기유발을 위한 보상체계를 확립해야 한다.

근로자들이 지속적으로 부가가치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공헌도에 비례한 보상체계가 필요하다.

최근 연봉제는 이런 점에서 중요하다.

학력과 근속연수를 중시하는 연공급에서 벗어나 능력과 업적을 반영하는 연봉제와 성과급제를 도입해야 한다.

여섯째, 부하를 고객으로 인식하고 감동시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부하를 상사의 부속품이 아니라 파트너로 생각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여기에서부터 부하의 감동은 시작된다.

종업원이 감동할 때 가족이 감동하고 가족이 감동해야 상품의 고객이 감동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일곱째, 열린 마음을 가져야 한다.

경영자의 역량만큼 조직의 역량은 커지게 된다.

리더가 닫힌 사고를 가지고 있다면 조직 구성원은 능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없다.

경영자는 구성원이 가지고 있는 모든 역량을 발휘하도록 조정하고 통합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여덟째, 솔선수범하는 자세가 요구된다.

동서고금을 통해 일관되게 내려오는 리더십의 원칙은 솔선수범에 있다.

지식사회에서는 더욱 그 중요성이 더해지고 있는데 정보가 투명하게 공개되고 있기 때문이다.

상사가 모범을 보이지 않으면 부하들이 따르지 않는다는 사실을 유념해야 한다.

아홉째, 자신에게는 엄격하고 남에게 관대해야 한다.

모든 사람이 자신과 같기를 기대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경영자는 자신과 똑같은 기준을 부하에게 강요할 것이 아니라 각각의 사람에 맞는 기준을 제시해 이끌어 주고 그 기준을 높여가도록 노력해야 한다.

끝으로 역사적 사명감을 가져야 한다.

산업화시대를 벗어나 지식사회의 초석을 놓는데 있어서 경영자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선진국으로의 진입여부는 경영자가 얼마나 리더십을 발휘하느냐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이다.

경영자는 조직이 크든 작든 조직의 장래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람들이다.

경영자의 역량에 따라 조직이 흥하기도 하고 망하기도 한다.

경영자는 "잘못된 오케스트라는 없다.

잘못된 지휘자가 있을 뿐이다"는 말을 명심하고 디지털시대에 걸맞는 리더십을 발휘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