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트콤 대격돌...전술은 물량공세뿐 .. 방송사 입맛에 '너도나도' 제작

방송 3사의 시트콤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고 있다.

KBS MBC SBS 등 방송3사가 현재 방영중인 시트콤은 무려 7개.전체 드라마의 20%에 달한다.

이처럼 우후죽순격으로 생겨나는 시트콤 제작풍토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제작인력이 한정돼있는 상태에서 일곱개나 되는 프로그램을 다 소화해 낼 수 있겠느냐"는 지적과 "시트콤이 적당한 제작비와 적당한 시청률로 시청자를 자사에 묶어두는 징검다리 프로그램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비판이 적지 않다. 가장 많은 시트콤을 방영중인 곳은 SBS.일일 시트콤 "행진"과 "순풍 산부인과"에 이어 지난 20일부터는 주말시트콤 "돈.com"를 신설했다.

세개의 시트콤이 전체 편성을 촘촘히 감싸고 있는 형국이다.

MBC는 월요시트콤 "세 친구"와 함께 일일시트콤 "논스톱" 투톱체제.한동안 시트콤에 시큰둥했던 KBS 역시 "멋진 친구들"과 "사랑의 유람선"을 주중.주말에 각각 배치했다. 시트콤효과는 시청률을 보면 금새 드러난다.

TNS미디어 코리아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가장 낮은 시청률을 보이고 있는 KBS2의 "사랑의 유람선"은 평균 10%,SBS의 "순풍 산부인과"와 MBC의 "세친구"는 평균 25%대를 상회한다.

쇼프로그램 1회 제작비(약 2천만원)로 일주일 분량을 제작할 수 있는데다 일정한 시청률을 확보할 수 있어 TV의 경제적 요구에 딱 들어맞는 셈이다. 매일 완결되는 서사구조로 시청자들이 욕구를 채워주는 장점도 갖췄다.

하지만 시청자의 입장에서는 고만고만한 시트콤이 늘어나는 게 결코 달갑지만은 않다.

방영중인 7개 프로그램 가운데 6개가 "청춘남녀간의 사랑과 그들을 둘러싼 헤프닝"을 주제로 삼아 소재빈곤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게다가 4~5명의 작가들이 주 1회 이상 쏟아내야 하는 대본작업도 시트콤의 질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꼽힌다. "인력부족과 소재빈곤도 문제지만 시트콤이 안방극장의 꽃으로 자리잡기위해서는 질보다 양으로 승부하려는 제작풍토를 개선하는 게 우선"이라는 전문가들의 지적을 새겨들을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