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시] '구절초' .. 홍일선

해 저물 무렵

바위 틈 사이 흰 구절초 한 송이

신행길 나선 새아기씨처럼

볼 발그레히 수줍어 피어 있다.저만 지켜줄 수 있느냐고

살짝 물으려다가

저만 오래도록 아껴줄 수 있느냐고 다짐 받으려다가

그만 인기척에 놀라

입 다물어서 이슬 한 방울

슬픔 한 방울 떨어뜨렸다.

"창작과비평" 여름호에서

--------------------------------------------------------------- [ 약력 ]

=1950년 경기 화성 출생.
1980년 "창작과비평"으로 등단.
시집 "농토의 역사""한 알의 종자가 조국을 바꾸리라"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