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메이커] 3세경영 실패 오명 남긴 새한그룹 '이재관 부회장'

지난19일 새한그룹의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이 결정됨으로써 이재관 부회장은 경영에 실패한 삼성가의 첫번째 오너경영인이라는 불명예의 주인공이 되고 말았다.

지난97년 재계27위 대그룹의 경영권을 물려받은지 3년만의 일이다. 이 부회장은 삼성그룹 창업자 고 이병철 삼성그룹회장의 손자로 이른바 이른바 3세 경영인중 한 명.

이병철 회장의 차남으로 새한미디어를 독자경영한 고 이창희 회장의 아들이다.

모친인 이영자 여사가 새한그룹의 회장을 맡아왔지만 대표이사로서 경영일선을 지휘한 것은 이 부회장이었다. 지난87년 미국 터프스대학을 졸업한 그는 씨티은행에서 3년간 근무하다가 90년 새한미디어 이사를 맡아 오너경영인의 대열에 합류했다.

91년 백혈병으로 타계한 부친의 뒤를 이어 28세의 어린 나이에 새한미디어 대표이사 사장에 선임됐다.

95년엔 삼성그룹에서 분리된 제일합섬((주)새한의 전신)의 경영권을 넘겨받았다. 97년 새한그룹이 출범하면서 그룹의 부회장이 됐다.

경영수업을 제대로 받을 틈조차 없이 그룹총수의 자리에 오른 것이 이재관 부회장에게는 오히려 불행이었다.

제일합섬이 그룹분리를 계기로 대규모 투자에 착수한데다 이 부회장이 그룹총수에 오르면서 지나친 의욕을 보인 것이 화근이었다. 결국 사업전환과 구조조정에서 모두 한발 늦고 말았다.

지난해 하반기 위기가 심화되면서부터는 독선경영과 파행인사를 둘러싼 잡음에 시달렸다.

새한건설노조가 세금포탈및 횡령혐의를 폭로하기도 했다. 이재관 부회장은 끝내 경영권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한채 지난16일 미온적인 구조조정안을 발표함으로써 스스로를 회복할수 없는 궁지로 몰고갔다.

김성택 기자 idnt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