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 적다" 주주 항의 빗발 .. '증권사 주총 이모저모'

25개 증권사가 일제히 정기 주주총회를 연 지난 27일 여의도 증권가에선 증권주의 폭락과 낮은 배당률을 둘러싸고 소액주주들의 항의가 잇따랐다.

대신증권은 소액주주들의 압력에 못이겨 주총현장에서 현금배당률을 올리기도 했다. 주주들은 경영진에게 투명한 경영과 주주를 중시하는 경영을 해줄 것과 주가하락을 막기 위해 자사주매입 등 특단의 조치를 취해 줄 것을 강력히 요구했다.

이같은 주주들의 압력으로 상당수 증권사들이 중간배당,자사주 이익소각근거 등을 정관에 신설하기도 했다.


.대신증권 주총에선 소액주주들의 격렬한 반발로 회사측이 주총장에서 배당을 높이는 일이 생겼다. 주총 개막에 이어 김승호 대표이사가 영업실적 보고를 하려하자 "업계 최고 배당을 약속해 놓고 액면가의 25% 배당이 말이 되느냐"거나 "부실 계열사인 대신생명에 지원하느라 배당을 줄인 것 아니냐"는 등의 항의가 곳곳에서 터져나오며 주총이 중단됐다.

회사측은 곧바로 소액주주 대표인 소액주주권익보호모임(대표 주현기 신구대학 교수)과 협상을 개시,현금배당률을 당초 계획보다 5%포인트 상향조정해 보통주 30%,우선주 31%로 높이기로 하고 자사주매입을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


.이번 주총에선 증권업계출신 인사가 다른 업종에 종사하다 최고경영자로 복귀하는 사례가 많았다. 재정경제부 또는 증권감독원 출신도 눈에 띄었다.

쌍용투자증권(현 굿모닝증권)지점장 출신인 김명현(57)씨는 세종증권 사장으로 선임돼 지점장에서 사장으로 화려하게 복귀했다.

세종증권은 또 재정경제부 서기관출신인 전홍렬(52) 김&장법률사무소 상임고문을 사외이사로 영입해 눈길을 끌었다. 재무부 행정사무관출신으로 한남투신 대표이사를 지냈던 정태석씨는 교보증권 부사장으로 선임돼 업계에 컴백했다.

교보증권은 대표이사 회장을 지냈던 신평재 감사를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해 경영일선에 복귀시켰다.

백원구 전 증권감독원장은 LG투자증권 사외이사로 활동하게 됐다.

또 금융감독원 국장출신인 강대화씨는 현대증권 감사로,송한준씨는 신영증권 감사로 선임돼 업계에서 활동하게 됐다.


.이번 주총에서 중간배당제를 도입한 증권사는 대신 메리츠 서울 세종 신한 신영 한빛 LG E*미래에셋 등 9개사다.

LG,삼성,서울증권은 자사주 취득후 이익소각을 할 수 있는 근거를 신설,유통물량 축소를 통한 주가관리의 수단을 마련했다.

대유리젠트증권은 리젠트증권으로,KGI조흥증권은 KGI증권으로 이름을 바꾸기로 하고 변경시기를 이사회에 일임했다.

교보 대신 LG 등 7개사는 감사위원회의 설치근거와 구체적인 구성내용까지 정관으로 규정했다. 이밖에 교보증권은 주식매수선택권을 부여할 수 있는 조항을 신설했고 대신 등 22개사는 주식매수선택권 부여를 확대하는 등 관련조항을 개정했다.

최명수 기자 may@hankyung.com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