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벤처를 찾아서] (6) '바이오니아'

청주 고속버스터미널에서 자동차로 10여분 달리다 보면 울창한 숲이 우거진 산 아래 거대한 건물군이 모습을 드러낸다.

한국 최초의 바이오벤처 기업인 바이오니아(대표 박한오)가 바로 그 건물의 주인이다. 첨단산업 협동화단지에 자리한 이 회사는 생명공학연구소와 가까운 거리에 있다.

앞으로 보건의료과학단지도 근처에 들어설 예정이다.

입지조건이 좋을 뿐 아니라 공기가 맑아 바이오벤처가 들어서기에 어울리는 장소다. 바이오니아는 지난 92년 "한국생공"이라는 이름으로 설립된 이래 한국 바이오 산업을 이끌어온 대표주자.지난 96년 바이오니아로 회사명을 바꿨다.

세계 최고 수준의 DNA칩 제조장비와 자동유전자 추출장치,DNA 실험에 필요한 각종 시약들을 생산해왔다.

현재 회사인원 1백여명에 연구 인력은 50여명에 달한다. 바이오니아라는 회사이름은 생명( Bio )에 도전자( pioneer )의 개척정신과 엔지니어( engineer )의 성실함을 결합해 인류의 복지에 큰 도움을 주는 제품을 만들겠다는 박한오(37) 사장의 의지가 들어가 있다.

박 사장은 서울대 화학과(80학번)를 나와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생화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대학 동기 대부분이 교수의 길을 택할 때 그는 "연구와 후학 양성도 중요하지만 실제로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물건을 만드는 것이 진정한 과학자의 길"이라고 생각했다. 연구생활을 하면서 실험 기자재를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것을 보고 생명공학 기자재 사업을 할 구상을 했다.

사업 초창기에는 작은 국내 시장을 놓고 외국 기업과 경쟁하며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국산제품을 무시하는 고정관념을 깨는 것이 가장 어려운 일이었다고.그러나 제품의 우수성을 인정받은 지금,외국에서 연구하는 우리 연구자들이 바이오니아 제품을 자랑스럽게 추천할 정도라고 박 사장은 말했다.

바이오니아는 지난해 23억원 매출에 5억9천만원의 적자를 나타냈다.

지난해 10억원을 연구개발비로 썼다는 것. 올해는 70억원 매출에 30억원의 흑자를 목표로 하고 있다.

수출 목표는 올해 2백만 달러,내년 1천만 달러로 잡고 있다.

이같은 바이오니아의 계획이 허풍이 아니라는 것을 반증하듯 얼마전엔 삼성생명 현대투자신탁증권 등 국내 10개 기관투자가들로부터 주당 40만원에 2백80억원이라는 거액의 투자자금을 끌어들이기도 했다.

"21세기에 인류에게 마지막까지 남아있는 자원은 유전자원"이라며 박 사장은 "이 유전자원을 가장 잘 활용하는 나라가 제3의 산업혁명의 주도권을 쥘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이회사가 하는 주요한 사업은 크게 3가지로 나눠볼 수 있다.

첫째 게놈학( Genomics )에 필요한 주요 실험 재료를 만드는 것.둘째 DNA칩 제조장비를 생산하는 것.셋째 유전자 기능을 밝히는 작업이다.

제약업계의 경우 게놈학의 경쟁력이 없으면 신약개발은 불가능하다는 것이 회사측의 설명이다.

바이오니아는 임상전단계까지 적용되는 신약을 개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0431)260-6060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