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여름밤 수놓는 오페라 잔치 .. 세종 오페라페스티벌 등

6월의 더위는 한여름 못지 않게 숨을 턱턱 막는다.

후끈 달아오른 대지를 시원스레 적셔줄 빗줄기가 그리워지는 계절이다. 다행히 공연계에는 가슴시원한 청량감을 안겨줄 희소식이 기다리고 있다.

"2000 세종 오페라페스티벌"과 "국립오페라단 정기공연".

가을까지 기다리지 않고도 멋드러진 오페라의 세계에 빠져들 수 있게 된 것이다. 올 6월은 그리 지루하지 않을 것 같다.

"2000 세종 오페라페스티벌"은 지난해 독립법인으로 출범한 세종문화회관이 가장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기획.

예술의전당 오페라페스티벌을 만든 이종덕 세종문화회관 총감독(전 예술의전당 사장)과 조성진 공연예술부장이 세종문화회관에서 다시 오페라의 향연을 준비하고 있다. 한미 한우리 광인오페라단과 함께 다음달 9일부터 23일까지 비제의 "카르멘",도니제티의 "람메르무어의 루치아",베르디의 "루이자 밀러"를 무대에 올린다.

특히 루이자 밀러는 베르디가 독일의 문호 실러의 작품으로 소재로 만든 것으로 이번이 국내 초연이다.

이번 페스티벌에는 지난해 12월 오디션을 거친 신예들이 많이 등장한다. 카르멘역의 메조소프라노 추희명,비련의 여주인공인 루치아역을 맡는 소프라노 정현진과 오현미 등이 대표적.

특히 줄리아드 음대 석사출신인 추희명은 오는 9월에 열리는 예술의전당 오페라페스티벌의 오디션도 통과해 가을 무대에서도 만날 수 있게 됐다.

가을에는 "피가로의 결혼"에서 케르비노역으로 나온다.

루이자 밀러의 루이자역을 맡는 조경화는 지난해 예술의전당 가을 페스티벌을 통해 국내에 데뷔한 소프라노.

이탈리아 파르마 콩쿠르 입상,스페인 바르셀로나 프란체스코 비냐스 콩쿠르 1위,빌바오 콩쿠르 1위 등 화려한 입상경력을 자랑한다.

이탈리아와 스페인에서 활동중이며 "라 보엠"의 미미를 잘 소화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밖에 카르멘의 돈호세로 분하는 테너 하석배,루치아의 에드가르도로 나오는 이탈리아 테너 다닐로 포르마자도 무대를 빛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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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오페라단의 95회 정기공연 프로그램은 푸치니의 비극 "마농 레스코".

다음달 8일부터 11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5차례 공연한다.

마농 레스코는 1968년 김자경오페라단의 국내 초연,93년 국립오페라단 공연에 이어 세번째로 마련되는 무대다.

테너가 소화하기 힘들 정도로 음악이 까다로워 자주 공연되지 못했다고 한다.

그러나 "음악적 서정성,짜임새 있는 구성과 박진감이 돋보이는 작품"(연출가 이소영)이다.

지휘를 맡은 최승한씨도 "두터운 오케스트라 소리와 교향악적인 맛이 일품인 오페라"라며 기대해도 좋다고 말한다.

국내 초연때 28살의 나이로 마농을 열연한 소프라노 이규도씨가 32년 만에 다시 마농역을 맡아 화제를 모으고 있다.

김향란이 마농에 더블캐스팅됐고 데그뤼역은 테너 김영환과 이현이 분한다.

마농을 상징하는 푸른색 옷을 입고 오는 관객에게는 10% 할인혜택을 준다고 한다. (02)586-52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