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K/MH 독자행보 가속 .. '갈등봉합 현대號 항로'

현대 구조조정위원회가 자동차소그룹의 정몽구 회장 퇴진 거부에 대해 더 이상 대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힘에 따라 현대 내부의 갈등은 일단 표면적으로는 진화되는 양상이다.

이에 따라 관심의 초점인 자동차소그룹의 경영구도는 정몽구회장 체제가 유지되는 쪽으로 정리되고 있다. 이미 정주영 명예회장은 현대건설 등 3개사 이사직 사퇴서를 제출,현대차의 개인 대주주로서만 남게 됐고 정몽헌 회장은 대북전담창구인 현대아산을 제외한 계열사 이사직을 사퇴했다.

이 때문에 정 명예회장의 "3부자 경영일선 퇴진"선언 이후의 현대 내분은 정 명예회장의 완전 퇴진,정몽헌회장의 대북사업 전담,정몽구회장의 경영권 유지라는 구도로 일단 봉합되는 국면에 들어섰다.

그러나 갈등이 재연될 불씨는 남아있다는 것이 현대 안팎의 관측이다. 우선 정 명예회장이 앞으로 어떤 반응을 보일 지가 변수다.

정몽구 자동차회장으로선 장자라는 위치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정몽구 자동차회장의 자동차지분이 적다는 것도 안정적인 경영권 유지에 부담이 된다. 구조조정위에서 "동반퇴진"이라는 기존 입장 자체를 포기한 것도 아니기때문에 내부적으로 압박이 재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렇게 볼 때 내부 갈등은 완전히 가신 것이 아니라 일단 봉합된 채로 내연화돼있는 상태라고 볼 수 있다.

다만 정몽헌회장이 대북경협사업을 위해 일본으로 출국한 상태여서 내분이 가까운 시점에서 재연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정몽헌회장은 남북정상회담때 대표단의 일원으로 참가할 예정인데다 정상회담 이후 6월말께 정명예회장의 방북을 추진할 방침이어서 상당기간 북한 서해안공단개발같은 대북사업을 본격화하기 위한 행보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몽헌회장측의 구조조정위도 정명예회장과 정몽헌회장 퇴진에 따른 현대건설 현대전자 등의 주요 계열사 경영공백을 막고 전문경영인 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각사별 경영개선작업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히고 있어 가까운 시일내에 돌발적인 상황이 나타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자동차소그룹의 계열분리는 분할구도를 가시화함으로써 봉합돼있는 현대 내분을 보다 안정적으로 진정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는 정몽구 회장체제를 기정사실화하면서 "홀로서기"를 구체화하기위해 계열분리를 서두르고 있다.

정몽구회장은 국내에서 언론의 표적이 되는 것이 사태 해결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에 따라 미국으로 출국했다. 이에 따라 정몽헌회장은 대북사업,정몽구 자동차회장은 자동차소그룹 경영에 각각 전념하는 독자적인 행보가 앞으로 보다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문희수 기자 mhs@hankyung.com